기관장 공백 장기화로 업무 '삐걱'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사들의 이익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 이를 금융당국에 대변하고 의견 조율을 해야 할 통로(회장)가 없어 답답하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
"보험정보 집적 일원화, 내년 업무계획 수립 등 원장이 직접 나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은데, (원장)자리가 비어 있으니 아쉬울 뿐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보험업계 기관장들의 인선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장 자리는 한 달, 보험개발원장 자리는 벌써 두 달째 공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기관별로 수장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주요 사안들이 업무중단 사태에 빠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연말 자동차보험 적자 폭이 사상 최대로 커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올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나는 등 수익이 급격이 줄어든 탓이다. 업계는 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금융당국에 이 같은 상황을 대변하고 의견 조율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협회 측은 난감하기만 하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실무자들이 금융당국과 얘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협회장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현재 공석이다 보니 우리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수장이 두 달째 공석인 보험개발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보험개발원을 보험정보관리원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 보험정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의 문제인 '보험정보 집적 일원화' 문제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원장의 부재로 개발원측은 이렇다 할 목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일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최근 원장이 직접 나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았는데, 인선이 늦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인사 공백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기관은 회장 및 원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인선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윗선'인 금융당국에서 아직까지 구체적 지침을 내리지 않아 후보 선정 절차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매번 '좀 더 기다려보자'는 식으로만 말을 해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우리도 인선이 급하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라며 "우선 순위인 거래소나 신용보증기금 등의 인선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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