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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구 살아났다, 매매·전세 '품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7초

공공기관 이전 시작된 혁신도시 가보니

전국 집값 하락에도 평균 6.45% 올라
수급불균형 심해 당분간 상승세 지속될 듯

[르포]대구 살아났다, 매매·전세 '품절' 지난달 한국감정원을 시작으로 공기업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공사가 한창인 대구혁신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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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매매든 전세든 거래를 할 수 있는 물건 자체가 동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대구혁신도시에 공기업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당분간 집값 상승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대구 동구 A공인 대표)

한때 '건설사의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 부동산시장이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미분양이 속속 팔려나갔고 이젠 매물이 부족해 호가가 급등하고 있다. 수급조절 실패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과 함께 대구혁신도시 입주가 시작하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찾은 대구광역시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 일대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공공기관 건물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11개 이전 공공기관 중 한국감정원이 유일하게 건물을 완공해 지난달 입주를 마쳤다. 한국가스공사와 신용보증기금 등의 건물은 외형을 갖춰가고 있었다.

대구혁신도시는 전체 4216㎡ 규모의 땅에 11개 공공기관이 이전, 2만3000여명이 상주할 예정이다.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가 함께 조성되고 있어서 정주여건과 고용유발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감정원을 시작으로 공기업 이전이 시작되자 그 효과가 인근 부동산 시장에 바로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전국 집값은 0.83% 하락한 반면 대구 주택 가격은 평균 6.45% 올랐다.


대구 동구 신서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2008년 이후 지속 하락한 집값이 회복세로 돌아섰다"면서 "2000년대 후반 과다한 미분양으로 공급이 위축된 데다 혁신도시 입주로 신규수요까지 발생해 수급이 불균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전 공기업 직원들의 문의가 늘고 있지만 중개할 매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구 율하지구의 84㎡ 아파트는 2011년 입주할 때만 해도 분양가 할인으로 2억1000만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현재는 3억원 초반대로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인근 동호지구의 입주 10년차 아파트도 1년 사이 6000만원 가까이 집값이 올랐지만 매물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인근 중개업소는 전한다.


신규 분양시장도 뜨겁다. 지난달 진행된 대구혁신도시 '서한이다음' 2차는 1순위 청약접수에서 전 평형 마감에 성공했다. 최고 경쟁률은 25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 롯데건설이 대구 수성구에 공급한 '롯데캐슬 더 퍼스트' 청약은 평균 15.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미분양 해소 속도는 더 가팔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 12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1만3163가구였지만 지난 7월 말 1647가구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부산 지역 미분양 주택이 3458가구에서 4575가구로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집값이 오르면서 대구 지역 전세 세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 동구 안심1동에서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권규성(36·가명)씨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70%가 넘는다"면서 "4년 전에 집을 사려다 전세로 눌러앉았는데 이젠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이곳은 수급불균형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라며 "혁신도시 입주에 따라 임차시장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혁신도시 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수급불균형 문제가 해소되는 시점부터 안정을 되찾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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