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수급대립..당분간 외국인 관심 적은 종목 피해야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당분간 국내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적 대립이 심화될 조짐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강한 순매수 기조로 2000 이후로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기관의 '팔자' 매출 출회 역시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관의 매도가 집중되면서도 외국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 및 종목은 당분간 피해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1950선을 넘어선 지난 5일 이후 6거래일간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13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투신권 펀드환매 물량이 중심이 됐다. 이 기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국내증시는 5거래일 평균 거래대금이 6조원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상승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전날까지 15거래일 연속 6조6721억원어치를 쓸어담은 외국인의 사자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지수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제는 기관이다. 그간 하향조정된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하던 지수가 모처럼 2000선 가까이 올라오자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환매에 나서면서 기관의 '팔자' 강도가 세지고 있는 것. 기관 매도 공세는 5일 이후 전날까지 포스코(7274억원), SK하이닉스(3177억원), 삼성전자(2643억원), LG디스플레이(1482억원), NAVER(1407억원), 현대차(1367억원) 등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2년간 박스권 상단 수준인 2050선까지는 외국인의 '사자'세가 이어지면서 지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펀드환매 물량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팔자' 역시 당분간 계속되면서 지수 상승폭을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관 매도가 집중되면서도 외국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 및 종목은 당분간 피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당분간 외국인들의 강한 순매수 기조로 2000선 위에서의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기관과 개인의 매물 출회 역시 강화되며 수급대립이 점차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다음주 추석연휴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업종·종목별로 차익 실현을 병행하는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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