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휴 시크릿우먼 대표…"창조성과 실행지능 동시에 갖춰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는 대한민국 창조경제 포럼에서 "창조경제는 창의성에 실행지능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브랜드화를 통해 이미 있는 산업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패션 가발'로 유명한 씨크릿우먼의 대표다. 하지만 그가 창업할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가발 산업은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기 일쑤였다. 김 대표는 "그 당시만 해도 사양산업 취급 받았던 가발이었지만, 미래에는 패션산업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상상했다"며 "그 상상을 실제로 바꾸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대형 백화점의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창조경제의 핵심을 창조성을 넘어선 '포스트 창조성(Post Creative)'으로 정의하고, 자신의 전략을 ▲포지션화 ▲지적 재산권화 ▲감성 브랜드 스토리화 등 3단계로 제시했다.
일단 포지션화를 통해 가발을 '탈모가 있는 사람들이 쓰는 것'에서 '예뻐 보이고 싶은 사람이 쓰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했다. 김 대표는 "머리 숱 없는 사람들이 보강하기 위해서 쓰는 가발을 머리숱 있는 사람들까지 옷 갈아입듯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앞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가발이 아닌 '헤어웨어(hairware)'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인과 다른 동양인들의 두상을 보강하기 위해 머리에 딱 달라붙는 가발 대신 뒤통수를 예쁘게 만들어 주는 '헤어캡'을 넣은 것도 차별화를 꾀한 점이다.
가발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생길 때마다 지적 재산권으로 등록해 지금까지 60여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덕분에 유사 업체의 난립에서도 회사 브랜드를 보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매출이 없을 때에도 10여 년 간 꾸준히 지적재산권을 등록했다"며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적재산권을 등록하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 창업자들에게 여성이라는 불리함을 자신만의 '감성 브랜드'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여자라서, 전업주부라서 창업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이기기 위해 '여자라서 더 잘할 수 있다'는 감성 스토리를 만들어 갔다"며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조명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세밀하게 정교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카이스트 미래학과에 다니고 있는 김 대표는 가발과 IT, BT, 바이오ㆍ뇌공학과 헤어웨어를 융합해 새로운 의생활을 찾으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미래학자들이 '미래사회는 여성시대'라고 말하지만 이미 여성시대는 우리 곁에 와 있다"며 "여성의 안목으로 산업화되지 않은 영역들을 찾아내는 포스트 창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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