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인터넷 시장인 중국에서 마(馬)씨 집안싸움이 치열하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중국 온라인 소매시장을 놓고 포털ㆍ게임 업체 텐센트(騰訊)의 마화텅(馬化騰) 창업자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의 마윈(馬雲) 창업자 간 기 싸움이 치열하다고 최근 보도했다.
선제공격에 나선 이는 마화텅이다. 텐센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알리바바를 눌렀다. 한국의 '카카오톡'과 유사한 텐센트의 '위챗'은 출시 2년 만에 가입자가 3억명을 넘어섰고 현재는 4억 명도 돌파했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사업 확대 차원에서 지난 4월 '중국판 트위터'로 유명한 시나 웨이보(微博)의 지분을 매입했다. 그러나 텐센트의 위챗은 웨이보를 밀어냈다. 텐센트는 위챗에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알리바바가 독점 하다시피 한 온라인 결제서비스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경보가 울린 알리바바는 즉각 대응 태세를 갖추고 제압에 나섰다. 지난 1일 알리바바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 파는 회원사들이 경쟁사 텐센트의 위챗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했다. 많은 회원사가 위챗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알리바바는 쇼핑몰과 웨이보 로그인 계정을 연동해 회원사들이 위챗 대신 웨이보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도록 유도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소매판매 시장 규모는 오는 2015년 3950억 달러(약 430조9450억 원)로 2011년의 세 배로 성장할 듯하다. 두 마 씨가 팽팽하게 기 싸움을 벌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다음 격전지는 온라인 금융서비스 시장이 될 듯싶다. 텐센트는 이달부터 중국자산운용과 손잡고 위챗 사용자들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텐센트는 10개 펀드업체와도 계약을 맺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에 질세라 최근 전자결제 자회사 알리페이를 통해 37개 펀드업체와 손잡았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여러 면에서 서로 비교된다.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텐센트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51%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90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 미상장인 알리바바가 올해 안에 홍콩이나 미 뉴욕에서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면 기업가치는 텐센트보다 많아질 수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알리바바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105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마화텅과 마윈의 재산을 각각 96억달러, 36억달러로 추산했다. 마화텅의 재산이 마윈보다 훨씬 많지만 알리바바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하면 부자 서열은 바뀔 수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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