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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가업승계]"외국 백년기업 부러워하며 우린 稅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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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중기는 가업승계 중…착한 세대교체가 답이다

<1>중기는 가업승계 중…착한 세대교체가 답이다
책임·기술·자존심의 대물림을 허하라…중기는 고용·기술개발로 화답해야

[中企 가업승계]"외국 백년기업 부러워하며 우린 稅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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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이은정 기자, 이지은 기자, 박혜정 기자, 이정민 기자]
#1. 우리로광통신 임직원들은 요즘 회사만 생각하면 착잡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 당시 다짐했던 '2015년 1000억원 매출달성' '광분배기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꿈도 무색해졌다. 회사는 불과 9개월여 만에 앞날이 불투명한 매각 업체로 전락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경영권 매각 실사를 밟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주인이 바뀌게 된다. 우리로광통신이 M&A 시장에 나오게 된 것은 창업주 김국웅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후 상속세 문제가 불거진 탓이다. 우리로광통신 관계자는 "2세들이 유업을 이어받으려고 했으나 상속세가 140억여원에 이르자 결국 우리로광통신 지분을 팔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상속세 부담 없이 사업을 키운다면 법인세를 더 내고 직원들도 더 고용할 수 있게 돼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과도한 상속세가 전도유망한 기업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 셈이다.

#2. 1905년 설립된 간장 제조·유통회사인 몽고식품은 두산, 동화약품과 더불어 국내에 세 개뿐인 100세 이상의 최장수기업이다. 이 회사가 간장 제조업이란 외길로 108년 역사를 꿋꿋이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회사가 성장하는 시기에 일찌감치 후계자를 선정하고 가업승계 계획을 선포하는 등 미리 후계 구도를 세운 덕분이다. 김만식 몽고식품 회장은 2008년 장남 현석씨가 공식 후계자임을 사내에 선포한 후 경영수업과 함께 회사 지분 이전계획을 세웠다. 가족회의에서는 '후계자 지분을 분산시키지 않는다'는 것에 합의하고 차남 현진씨에게는 연구개발을 맡겼다. 지분 증여도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현석씨가 틈틈이 배당 등을 통해 현금이 생길 때마다 김 회장 지분을 증여받고 세금을 내는 형식이었다. 한 번에 지분을 증여받으면 상속세 부담에 자칫 공장 등 자산을 팔 수 있다는 우려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6년째 지분 증여를 하고 있는 몽고식품의 현재 가업승계는 90% 정도 완료된 상태다.


대한민국 경제 초석을 다진 1세대 중소기업인들이 고령화되면서 2세가 전면에 나서는 가업승계가 한창이다. 원활한 세대교체를 위해 컨설팅을 받고 있는 곳은 물론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후계자 경영 교육에 전력을 기울이는 곳도 많다. 가업승계 과정에서 위기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는 것이다.

◆국내 중소제조업 13% 고령화…자녀 승계 선호


[中企 가업승계]"외국 백년기업 부러워하며 우린 稅망치?"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업 중 CEO가 60세 이상인 곳은 1만4615개(13%)로, 이들 대다수는 현재 승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가업승계는 크게 자녀나 형제, 사위 등 친인척에게 넘기는 방안과 제3자에게 넘기는 방법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보면 친인척 승계는 대상자에 따라 자녀, 아내·형제, 사위 등으로 구분된다. 제3자 승계는 임직원과 외부 전문경영인에게 넘기거나 아예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처분하는 경우다. 단 외부에 넘길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속인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가업승계 관련 세제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 같은 방법 중 가장 선호되는 방식은 자녀 승계다. 전문적인 경영 노하우와 함께 사명감 없이는 경영하기가 힘들다는 중소기업의 특성 때문에 선대 가업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자녀가 최적의 후계자로 꼽히는 것이다.


1959년 설립된 포장지 전문회사 유하정판이 그런 경우다. 이 회사 2세인 송창엽 회장은 창업주인 장인이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며 도와달라는 얘기에 가업에 뛰어들었고 3세인 송 회장의 아들 송의동 대표 역시 선경(현 SK네트웍스)에 근무하다 1991년 부친을 돕기 위해 유하정판에 입사했다. 유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퇴근 후 집에 오시면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줬다"며 "그때는 졸리고 피곤해서 아버지 얘기 듣기가 싫었다. 하지만 계속 듣다보니 어느 순간 유하정판의 일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후계자 전문성 키우기에도 전념


그렇다고 자녀에게 가업을 물려주는 게 승계의 100% 성공 방정식은 아니다. 당장 자녀가 여러 명일 경우 후계자 결정 문제를 놓고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108년 역사를 지닌 몽고식품도 4대 승계과정에서 경영권을 놓고 형제 간 얼굴을 붉힌 경험이 있다.


중소기업계는 승계의 성공 방정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후계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우선 후계자 후보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후계자가 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해봐야 한다. 오랜 시간을 두고 사내외에서 후계자 교육을 하며 적임자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후계자 후보 간 자연스러운 합의도 이뤄져야 한다.


김현진 몽고식품 부사장은 "경영권 분쟁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고 일찌감치 경영학을 전공한 형(장남)에겐 경영 전반을, 이공계를 전공한 나(차남)에겐 연구개발 관련 업무를 맡기고 전문성을 키워줬다"며 "형제 간 자연스러운 역할분담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장수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업승계=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부정적 시각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를 위해 가업승계기업들이 정부에게 세제 지원 등을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이에 따른 혜택만큼 고용, 기술개발 등 신뢰할 수 있는 사회환원 계획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노력이 있어야만 가업승계가 부가 아닌, '책임'과 '기술'의 대물림이란 인식으로 바뀔 수 있다.


이창호 가업승계지원센터장은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고용 시장의 87.7%를 담당하고 전체 사업체의 99.9%를 차지한다"며 "경영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업승계가 좋은 기업, 튼튼한 국가 경제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세제지원과 함께 부의 대물림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기업들이 스스로 내놓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이지은 기자 leezn@
박혜정 기자 parky@
이정민 기자 ljm10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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