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올 상반기 관리재정수지가 46조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기획재정부가 30일 밝혔다. 2004년 정부가 관리재정수지를 도입한 이래로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정부가 추경 예산을 편성할 당시 예상한 올해의 재정 적자 규모가 23조4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상반기 적자 규모가 이미 정부의 연간 예상치보다 2배가량 많은 셈이다.
관리재정수지는 전체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뺀 것이다. 사회보장성기금의 경우 미래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 두는 것으로 흑자폭이 크기 때문에 전체 재정 현황을 파악하는 데 왜곡이 생길 수 있어 제외한다.
이처럼 올 상반기 관리재정수지가 악화된 까닭은 재정 수입은 줄어든 반면 재정 조기집행의 영향으로 지출은 상반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세수 진도율은 47.1%로 2008~2012년 평균(54.2%)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법인세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법인세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4조2000억원 적었다. 또 부가세도 작년 상반기에 비해 2조3000억원가량 덜 걷혔다.
이처럼 세수는 줄어드는데 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에 구멍이 생겼다. 기재부는 상반기 재정집행 진도율은 본예산 대비 60.4%라고 설명했다. 예산 조기 집행의 효과로 2분기 경제성장률(1.1%)이 9분기 만에 0%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이에 따른 역풍으로 재정수지가 무너진 것이다.
정부는 상반기 적자 규모가 커졌지만 하반기에는 세수부족이 완화되면서 연간수지는 당초 전망치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성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통상 상반기 관리재정수지는 연중 최대 규모의 적자를 보이고 하반기에 개선된다"면서 "연간 재정수지는 추경 예산상 계획된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입이 추경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통상적인 불용 규모(5조~6조원), 기금 여유자금 등을 활용해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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