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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공습 신중론 확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초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시리아 공습 계획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존 케리 국무장관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선언한 직후 상황은 매우 긴박하게 전개됐었다.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29일에 미사일과 공군기 등을 동원한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첫 공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속전속결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최대 우방인 영국의 의회가 공습 계획을 부결시키는 등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요동쳤던 금융시장도 다소 진정되면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하원은 시리아 현안 논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소집, 정부가 전날 제출한 시리아 제재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벌여 반대 285표 대 찬성 272표로 승인을 거부했다.

이날 하원에서 거부된 시리아 제재 동의안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막기 위한 합법적 차원의 인도적 대응 조치를 승인하고, 군사개입을 위한 표결은 국제연합(유엔·UN) 조사 발표 후에 추후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표결 직후 "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시리아에 대한 공격명령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시리아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유엔 차원의 지지 결의를 끌어내려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소득이 없었다.


이틀째 진행된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촉구했지만, 러시아는 군사개입을 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서방국의 29일 시리아 공습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이제 분수령은 시리아 현지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유엔조사단의 활동 결과가 될 전망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사단이 31일 오전에 시리아에서 출국할 예정"이라면서 "보고서 작성은 4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감안, 미국 공영방송인 PBS에 출연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선 미국과 서방국가가 유엔의 결의 없이 독자적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으나 국내외의 역풍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선택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금융시장도 일단 진정하는 분위기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반등하며 1만4840.95에 마감했다. 반면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1.2~1.5%가 떨어진 가격에서 거래가 형성됐다. 급등했던 금 가격도 이날 이틀 연속 소폭 하락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요 언론들은 유엔의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시리아 공습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시리아 리스크'는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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