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동산 대책 앞둔 분양시장 긴급점검
용인 래미안·왕십리 텐즈힐 등 주말 견본주택마다 인파 몰려
"전세수요 이동 계기 될 것"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박미주 기자]오는 28일 박근혜정부의 두 번째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분양시장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지난 주말 전국 신규분양 아파트의 견본주택마다 인파가 몰리며 모두 11만명이 '주택 아이쇼핑'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물산 래미안 용인수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나 볼 수 있던 이동식 중개업소 '떴다방'까지 출현했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월세 공제확대 등을 포함하는 '전ㆍ월세대책'과 취득세 영구 인하방안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가을 분양 성수기를 앞두고 입지가 좋은 대규모 단지 분양이 잇따른 것도 수요자들을 끌어 모은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많은 인파 행렬…청약 열기 후끈= 지난 23일 각각 오픈한 서울 왕십리 뉴타운 1구역 텐즈힐, 래미안 용인 수지, 래미안 부천 중동, 수원 아이파크 시티 3차, 천안 청수 꿈에 그린 등 견본주택에는 수 만명의 방문객들이 몰리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이 동시에 문을 연 용인 수지와 부천 중동에는 사흘 간 무려 4만4000여명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삼성물산 래미안 견본주택 앞에는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이 7~8개씩 문을 열어 상담 대기자들이 줄을 이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매매가 대비 높은 전세가율로 내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렸으며, 정부의 취득세 영구 인하 정책이 발표된다는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4개사가 공동으로 공급하는 왕십리 뉴타운 1구역 텐즈힐 견본주택에는 약 1만 여명의 청약대기자들이 방문했다.
한화건설이 천안 동남부권의 신흥주거지역으로 꼽히는 청수지구에 분양하는 천안 청수 꿈에그린에도 주말 동안 2만 여명이 방문했고 현대산업개발의 '수원 아이파크 시티 3차' 견본주택에도 2만3000여명의 청약대기자들이 몰렸다.
송희용 천안 청수 꿈에그린 분양소장은 "정부가 검토 중인 취득세 영구인하,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 등이 분양시장 기대감을 높인 것 같다"며 "전세입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대책 영향은 '제한적'=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 열기가 분양과 매매시장의 추세적 전환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대책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워낙 급등하는 전셋값으로 인해 이제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보자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견본주택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이 청약률로 직결되는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앞서 왕십리와 수원 쪽에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뚜껑을 열어보니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예가 될 것"이라며 결과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취득세 영구인하가 '구원투수'까지는 아니어도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주택이 2%, 초과 주택이 4%다. 정부는 이를 구체화해 6억원 이하는 1%, 6억~9억원 사이는 2%, 9억원 초과 주택은 3%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위원은 "(취득세율 영구인하로)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전세난 때문에 취득하려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며 "많지는 않겠지만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근본적으로 매매심리가 얼어붙은 데는 주택자금마련 부담, 집값하락 부담이란 요인이 자리하고 있어 취득세율 인하로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쏘시개는 정도는 될 수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조민이 팀장도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이 국회에서 늦게 통과되더라도 발표만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ㆍ월세 대책은 임대주택 조기공급과 서민주택자금대출 금리 인하 등의 방안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또 월세를 내는 사람들의 소득공제 폭을 늘리거나 전세 공급을 늘리기 위해 월세가 아닌 전세를 주는 집주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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