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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부자, 신흥국 大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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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금융시장…고수들의 투자패턴
관망세 속 ETF·헤지펀드 관심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올들어 대북 경색 등에도 투자비중을 늘리던 강남 부자들도 신흥국 금융위기엔 별 뽀족한 수단이 따로 없는 모양이다. 부자들 역시 요즘을 한 템포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생각하고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이 마냥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번 기회를 활용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신흥국 시장에서 빠져나와 현금비중을 늘리는 한편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선진국 시장과 변동성이 적은 상품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테크 혼동기인 요즘, 슈퍼리치들의 투자패턴 변화를 통해 현 시장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진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이사는 26일 "슈퍼리치들은 보수적인 경우가 많고 지금의 최대 관심사는 리스크 관리"라며 "브라질 국채가 됐든, 30년 장기물이 됐든 쏠림이 많은 경우 리밸런싱을 통해 현금화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비중이 높았던 곳의 비중을 줄여 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재투자가 적합한 곳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위기에도 불구, 국내시장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에도 달러 자금 유입으로 버티고 있던 신흥국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3분기까지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와 브라질 통화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한국 외환시장에선 큰 동요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권이재 하나대투증권 강남WM센터 이사는 "인도 위기는 고질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경제성장 둔화 우려 확산,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면서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성을 찾고 있는 가운데 슈퍼리치들은 절세형 상품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수석매니저도 "앞으로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이머징 시장의 자금 유출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부자들은 리스크 관리가 수월한 지수형 ETF 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부 부자들은 채권에서 빠져나와 일정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상품으로 갈아타고 있는데, 특히 헤지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헤지펀드는 다양한 기법을 활용,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을 지향한다. 사모 형태로 판매되는 헤지펀드는 슈퍼리치를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인기를 끌었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패턴도 보이고 있다. 박환기 대신증권 청담지점장은 "예전 같으면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슈퍼리치들이 해외채권이나 신규 주식형펀드 등에 적극적으로 들어갔으나 지금은 관망만 하고 있다"며 "대신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절세형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롱숏전략을 통한 절대수익률을 쫓는 상품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김정아 현대증권 WMC 과장은 "채권으로 인한 손실과 증세 등에 슈퍼리치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시장이 회복하고 있어 이에 대한 투자를 대안으로 살피고 있지만 이마저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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