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올 하반기 서울시내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 이주가 예정된 곳이 많아 전세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강남권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역삼, 잠원, 서초 등 강남권에 재건축이 집중돼 있어 대규모 이동수요를 부를 전망이다. 국지적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19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관리처분계획 단계로 철거를 바로 앞둔 단지는 역삼동 개나리6차, 잠원동 반포한양, 서초동 삼호1차 등 총 8개 구역 4400여 가구에 이른다. 또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내년 이주계획을 세우고 있는 단지는 총 56개 단지나 된다.
이처럼 조만간 철거를 앞둔 주택들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2000여 가구가 한꺼번에 이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양천구 인근 중개업소에는 전셋집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올 하반기엔 입주 예정 물량이 10만가구에 불과한 점도 전세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새 아파트 입주는 가장 큰 전세 공급원 중 하나지만 올 하반기는 예년의 60% 수준에 머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 물량은 18만5000여 가구며, 하반기엔 10만여가구가 입주한다. 올해 입주량은 2008년(32만가구)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당장 관리처분계획 단계인 단지 뿐아니라 사업시행인가 단계인 단지들도 관리처분계획을 서둘러 앞당기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주로 학군 수요 때문에 강남과 양천구 등지에서 계속 거주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아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저밀도 단지들은 전세가격이 치솟고 있는만큼 신도시 등 외곽으로 빠질 가능성도 높다"면서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가 강남과 인근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수도권 전역에서 전세난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최근 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시장은 불안한 상태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주일 전보다 0.13% 상승했다. 상승률은 2011년 9월 첫째주 0.12% 상승 이후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관악(0.34%), 송파(0.28%), 구로(0.26%), 중랑(0.25%), 마포(0.23%), 강서(0.22%), 성동(0.17%), 노원(0.16%), 도봉(0.16%), 동작(0.14%), 강동(0.13%), 금천(0.11%) 등 순으로 상승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관악현대, 성현동아 등은 최대 1000만원 올랐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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