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0곳 CEO, 국내 투자 시나리오 이렇게 짜고 있다
美 양적완화 축소, 中 경기우려 조기반영..순매수 전환 예상
대형사 "채권보다 주식 매력..해외 및 리테일 영업 강화"
중소형사는 "저성장 국면 진입..내핍 경영 치중"비관론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전약후강.'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반기 증시 방향성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특히 대형증권사 '빅5' 수장들은 한목소리로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 고점이 최소 21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해외 및 소매영업(리테일) 강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19일 본지가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CEO에게 올 하반기 경영전략을 물어본 결과, 지난 7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1800~1900 박스권을 연내 상향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한 CEO가 8명에 달했다. 대형증권사 CEO들이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면서 지수가 최근 수준보다 10% 정도 올라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지수 2300까지 간다=하반기 국내 증시 우상향 모멘텀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유동성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양적완화 조기축소와 중국 경기 우려감이 한국 증시에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된데 따른 반작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A대형증권사 사장은 "올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 후 외국인 투자가들의 순매수 전환, 글로벌 경기에 대해 낮아져있는 기대수준, 연기금 등 국내 장기 투자가들의 매수 전환을 근거로 우상향할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지수 고점이 2100포인트 언저리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시장이 선진국 경기회복 모멘텀의 최고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B대형증권사 사장은 "7~8월 코스피지수가 중기 저점을 찍고 연말까지 우상향 패턴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 경기회복 신호에 따라 이머징마켓 가운데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한국에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여기에 연기금 매수가 더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2300포인트까지 치솟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C증권사 사장은 "지난 5년간 증권사 수장으로 재직하면서 시장이 예전처럼 급등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전제한 뒤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하반기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만큼 내핍 경영에 치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해외ㆍ리테일 영업 강화 나선다=주식시장이 중기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영업력 강화로 활로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영업채널이 확대되는 대형증권사들은 외형과 내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D대형증권사 사장은 "상반기 영업을 개시한 해외거점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 고무적"이라며 "초저금리 기조에서 수익률 창출에 한계가 있는 국내 보다는 시장 변동 속에서 수익 레버리지를 기할 수 있는 아ㆍ태지역 금융거점 공략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A대형증권사 사장도 "동남아 현지 증권사의 경영권 인수 등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망 강화도 주요 전략 포인트다. E증권사 사장은 "미국 출구전략으로 이머징마켓 자금 이탈이 일부 있겠지만 이미 한국 시장에서는 충분히 빠져나갔다"며 "하반기에는 오히려 채권보다 주식이 좋을 것이라고 보고 리테일 강화 전략을 구체화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단기간 개선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매진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경기 부진에서 초래되는 리스크 뿐만 아니라 외환, 자산관리 상품, IT 등 영업채널 다변화로 야기되는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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