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고환율과 고물가, 재정적자에 직격탄을 맞은 인도경제의 외자유출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도 경제부진의 '악순환'이 구조적인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이은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16일 '인도, 외자유출과 경기부진 악순환'이란 보고서에서 "인도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개입, 은행 현금지급준비금 상향 등 루피화 가치방어에 나섰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은행지급준비금 현금비율을 99%(19%p)로 올리고 은행간 대출금리를 10.25%(2%p)로 올렸다. 하지만 17일 달러대비 인도루피화는 역대최저 수준인 61.8650루피로 주저앉았다.
물가상승은 인도의 화폐가치를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올 들어 인도 곡물 가격 상승률은 15% 수준에 이른다.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취약한 유통구조가 식품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곡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식품은 물가지수의 49.7%를 차지하는 주된 변수라 당분간 물가상승률에 제동을 걸긴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다.
원유가격 상승도 국내물가상승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인도의 품목별 수입 비중은 원유(34.5%), 금(11%), 전기기기(6.4%), 기계(5.6%), 진주(4.6%), 석탄, 코르크(3.1%)순이다. 이은주 연구원은 "인도의 원유수입은 국내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물가상승에 큰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또 순수출보다 투자와 민간소비에 집중된 경제구조도 경기부진을 보태고 있다고 봤다. 수출비중이 높지 않으니 루피화 약세가 수출가격 경쟁력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투자확대도 제역할을 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GDP의 5.2% 수준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정부투자도 요원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은주 연구원은 "경상수지 갭이 개선될 때까지 루피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가능성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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