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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부농 세수 규모도 몰라…총론 있고 각론 없는 세법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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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이윤재 기자]정부의 2013년 세법개정안을 두고 '총론은 있는데 각론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공약가계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구체적 시뮬레이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세금을 잘 걷겠다'고만 말하면서 '어떻게, 어느 부분에서 얼마만큼 걷겠다'는 구체적 내용은 빠져있기 때문이다.


세법개정안은 여론의 강한 저항을 받으면서 정부안이 발표된 뒤 닷새만에 수정됐다. 수정안에 따르면 4400억원 세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를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는 상황이다. 총급여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세 부담 기준점이 변경되면서 세수 결손액은 구체적 숫자로 나왔다.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대책은 추상적 문구에 머물렀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전문직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강화와 대기업 역외 탈루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 전부다.

정부가 두루뭉술하게 정책을 발표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고소득 부농, 종교인에 대한 소득세 과세가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세수 확보를 얼마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연간 10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부농에 대한 과세의 경우 대상이 2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세수도 4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종교인 과세 문제는 대상자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은 "세법에서 종교인의 정의를 하려고 한다"면서 "종교인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과세사각지대에 있던 것을 과세권으로 끌어들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초 데이터를 지금부터 수집하겠다는 것이다. 종교인과세는 2015년부터 적용되는 만큼 지금부터 준비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지세 과세대상 확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자문서에 대해서도 인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없는 모습이다. 기재부 측은 "국세청 홈텍스시스템을 이용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만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증여재산 공제금액 인상에 따른 세수감소, 성형수술 과세범위 확대에 따른 수입 확대폭 등 상당수의 제도들이 시뮬레이션을 거치지 않고 일단 던져놓고 보자는 방안들에 해당된다.


구체적인 숫자와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세법안이 필요한데 현실은 두루뭉술하고 추상적 대책만 수두룩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기재부측은 세부적인 제도 하나하나를 시뮬레이션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국세청과 공조를 해야 하는데 국세청 시스템의 물리적 한계도 있었다고 전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세금을 내는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팩트(사실)가 중요하다"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목적세인 사회복지세 도입 등 이젠 구체적인 증세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세목 신설, 세율 인상 등의 증세는 절대 없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 세제실장은 13일 수정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여당에서 소수 의원들이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공약가계부를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국민과 약속을 한 만큼 정부는 공약가계부 수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이윤재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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