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주도했던 신흥국 대신 선진국이 이제 '세계의 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이 1면 머릿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저널은 투자업체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통계를 예로 들었다. 브리지워터는 올해 세계 경제에서 선진국 비중이 6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07년 중반 이후 처음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가 신흥국을 추월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하면서 선진국 경기회복세와 중국 등 주요 신흥국의 경기부진을 점친 것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발표된 각국의 경제지표도 이런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선진국들은 최근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신흥국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본의 지난 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으로 2.6%다. 전분기 3.8%보다 낮지만 지난 몇 년 간의 침체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장세다.
미국 역시 성장세가 요란하지 않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긍정적인 각종 지표가 이어지며 경기부양 차원의 양적완화 조치가 다음달부터 축소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정도다.
유럽도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 2ㆍ4분기 성장세가 확대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유럽은 14일 2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다.
반면 신흥국은 원자재 가격 하락 속에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과 양적완화 축소 조치에 대한 우려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까지 겹쳐 성장둔화로 허덕이고 있다.
신흥국의 대명사인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는 과거 영광을 잃은 지 오래다. 브라질은 지난해 1% 성장에 그친 데 이어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다. 인도는 루피화 폭락 속에 신음하고 있고 중국은 올해 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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