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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박원순'도 못 말리는 서울시 공무원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54초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6일 오후 서울시청 기자실에선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시와 국방부가 정전 60주년 기념 이벤트로 개최하겠다던 '한강에서 만나는 우리 軍(군) 이야기' 행사 중 일부가 보도자료 배포 몇시간 만에 취소됐기 때문이다. 정부기관과 지자체가 협의 끝에 행사를 확정하고 보도자료까지 배포돼 언론에 보도된 상태에서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진 것인데, 어떻게 된 것일까?


서울시와 국방부는 당초 8일부터 12일까지 6.25 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직접 군 시절의 추억을 공감하고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하겠다며 전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이벤트는 서울시가 한강 주변에서 벌이고 있는 '한강 행복 몽땅 프로젝트'에 정전 60주년을 맞아 마땅한 이벤트를 찾고 있던 국방부가 '숟가락을 얹은' 모양새로 진행됐다. 특히 국방부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그동안 다소 멀었던 시민들과의 거리감을 좁힌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언론에 보도되자 SNS 등에선 "군대에서나 하는 가혹행위를 시민들에게 체험하라는 것이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행사 중에 군대리아ㆍ건빵 빨리 먹기 이벤트가 포함돼 있었는데, 이는 실제 일부 군 부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에게 강요하는 '가혹행위'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시와 국방부는 언론 보도 후 1시간도 채 못 돼 일부 문제가 된 일부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졸속적인 행사 준비가 빚은 촌극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최근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훈련을 받던 고등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임을 들어 이를 비판했다.

서울시는 최근 신입공무원 교육에 '도끼 던지기' 등 극기 훈련ㆍ병영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한 적도 있다. 공공기관이 과도한 병영문화 전파에 앞장서는 행태는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인물이 시장이 된 지자체에서도 다를 게 없는 듯하니, 답답하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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