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박스터와 영양수액제 기술 수출·독점 공급계약…업계 최초로 美·유럽 시장 진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1945년 창립 이래 회사의 정체성은 '수액'이었다. 수액제를 들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간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이경하 JW홀딩스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기술력과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JW홀딩스가 10년 동안 미국 제약사 박스터에 '3-챔버 영양수액'(JW생명과학 개발)의 기술 수출과 독점 공급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다.
계약 내용을 보면 박스터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판권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JW홀딩스에 3500만 달러(계약금+단계별 기술료)를 지급하게 된다. 향후 판매량에 따른 '러닝 개런티'도 보장받았다. 수액제 분야 세계 최대 기업인 박스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국산 영양수액제가 미국·유럽 등 선진 제약시장을 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경하 부회장은 "수액제는 정제나 캡슐에 비해 생산 난도가 높고 혈관으로 투입되는 제품 특성상 모든 공정에서 엄격한 품질관리가 뒤따라야해 해외시장 공략이 어려웠다"면서 "이번 계약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를 입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제약사들이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수액제 분야를 기피해왔다. 하지만 JW중외그룹은 지난 1945년 수액제로 출발했다. 창업자인 고(故) 이기석 사장이 1959년 국내 최초로 기초 수액을 국산화했고,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종호 회장이 수액 전문회사로 키웠다. 이윤은 적을지라도 기본 의약품을 공급한다는 사명감이 힘이 됐다.
이 부회장도 이런 기업관을 이어받았다. 기초 수액에서 매년 수십억원의 적가가 났지만 과감한 투자와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2006년 충남 당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액제 전용 공장을 세우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수액이 이익이 별로 안 나고 만들기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진공장 준공을 계기로 국제적인 기술·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기초 수액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영양수액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역시 영양수액제에서 나왔다. 전 세계 영양수액제 시장은 고령화로 인해 2011년 29억 달러에서 2018년 48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은 현재 박스터를 비롯해 프레지니우스카비, 비브라운 등 3곳이 95%를 점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영양수액 시장은 높은 성장성에 비해 경쟁사는 많지 않다"며 "JW중외그룹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력에, 박스터의 영업력이 더해져 해외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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