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로 막대한 손실 본 애크먼, 회계처리 방식 문제삼아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건강보조식품 직접판매 업체 허벌라이프를 “피라미드 구조”라고 비난하며 이 회사 주식을 공매도했던 윌리엄 애크먼이 공세를 재개했다.
헤지펀드 퍼싱 스퀘어 캐피탈매니지먼트를 설립해 운영중인 애크먼은 30일 뉴욕증권거래소가 개장한 직후 보도자료를 배포해 허벌라이프의 실적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을 제시했다.
그는 허벌라이프가 베네수엘라 매출을 달러로 환산하는 데 적용한 환율을 문제 삼았다. 매출을 계산할 때는 베네수엘라 통화인 볼리바와 달러의 환율을 6.1대 1로 계산하더니, 이익 전망 부분에서는 10대 1의 환율을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는 허벌라이프 매출에 약 4%를 기여한다. 애크먼은 이밖에 비용 증가 등 부분을 따졌다.
이에 대해 허벌라이프 최고재무책임자(CFO) 존 데시몬은 “이익을 전망할 때 10대 1의 환율로 계산한 것은 볼리바 가치가 앞으로 더 떨어진다는 예상에 따른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에 진출한 다른 미국 업체들도 같은 방식으로 전망치를 처리했다”고 답변했다.
이날 증시에서 오름세로 출발해 9.3%까지 상승했던 허벌라이프 주가는 애크먼의 발언이 전해진 뒤 아래로 꺾였다. 허벌라이프 주식은 전날보다 0.9% 떨어진 60.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크먼은 지난해 12월 허벌라이프 주식 2000만주를 공매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크먼이 숏 포지션을 48.48달러로 잡았다고 가정하고 허벌라이프 주가를 64.09달러로 계산할 때 그가 공매도로 3억1000만 달러를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애크먼은 보도자료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채 여전히 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허벌라이프는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들어 80%가 넘는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전날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과 전망치를 내놓았다. 애크먼이 퍼부은 ‘저주’를 보란 듯이 깬 셈이다.
애크먼은 허벌라이프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으로 한번 더 차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허벌라이프는 이번 분기에 5000만달러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인데, 데시몬 CFO는 “금액이 그보다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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