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사무총장은 헤지펀드가 보유한 아르헨티나의 부채 지급을 결정한 미 법원의 판단이 국제 금융시장에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장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미국 대법원에 이미 상각된 아르헨티나의 채권을 헤지펀드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한 하급심원의 판결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관심은 법원의 결정이 채무자와 채권자간의 합의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이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외신들은 IMF가 미국 대법원에 이같은 주장을 담은 법정조언자 적요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었다.
IMF는 오는 26일까지 적요서를 미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인데 이는 IMF 창설이래 최초의 일이다.
법정조언자 적요서란 재판에 대한 의견을 제3자가 제출하는 것이다. 재판 결과가 소송 당사자들 외에 사회적인 파장이 우려될 때 필요시된다.
IMF는 이 재판에서 아르헨티나가 패소할 경우 금융위기로 채무상각을 단행한 국가들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개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통계수치 왜곡문제로 아르헨티나를 공격했던 IMF는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부채조정에 대한 악영향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한편 지난 2001년 아르헨티나는 경제위기로 1000억 달러의 채무를 갚지 못하자 채권단과 채무재조정을 통해 2005년과 2010년 두차례에 걸쳐 93%의 부채를 상각했지만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일부 헤지펀드들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결과 뉴욕연방법원은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가 헤지펀드에게 투자금을 전액 상환하라고 판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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