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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로 사는 공직사회에 '혁명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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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안전행정부 공무원 직제 개편의 의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명예' 하나로 사는 공직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동안 일반직에 비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아 서러움을 당하던 기능직, 계약직과 별정직 일부가 일반직으로 전환된다. 일반직, 기능직, 계약직, 별정직, 특정직, 정무직 등 총 6개 분야로 나뉘어져 있던 직제가 4개 분야로 통폐합되는 것이다.


안전행정부는 19일 이같은 내용의 국가ㆍ지방공무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일반직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해 사기가 저하된 기능직과 계약직, 별정직 일부가 일반직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기능직의 경우 기존 일반직에 유사한 직무가 없는 방호, 운전, 등대관리, 간호조무, 위생, 조리, 우정 직렬(이상 국가직), 시설관리(기존 조무) 속기(이상 지방직) 등은 일반직 내로 편입된다. 나머지 사무ㆍ기계 등 직무분야는 일단 '관리운영직군'을 신설해 일반직으로 일괄 전환한 뒤 일정한 평가를 거쳐 행정ㆍ공업 직렬로 임용할 예정이다.

비서ㆍ비서관 등을 제외한 별정직은 업무성격에 따라 특정분야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전문경력관'으로, 기존 일반직과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해당 직렬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계약직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일정 기간 근무하는 공무원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일반직 내에 '임기제 공무원' 제도를 신설해 전환할 예정이다. 임기제 공무원이란 전문지식ㆍ기술 등이 요구되는 업무 등을 담당하게 하기 위해 일정기간동안 임기를 정하여 임용하는 공무원을 말한다. 기존의 계약직과 임기제 공무원이 다른 점은 기존 계약직은 보수 등급으로 구분될 뿐 명확한 호칭이 없었고, 계약기간 중이라도 신분보장이 되지 않아서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경우 언제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반면, '임기제 공무원'이 되면 사무관ㆍ주사 등 일반직과 동일한 직급명칭을 쓸 수 있고, 임기 동안 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 면직이 불가능해지는 등 신분보장이 강화된다.


이같은 공무원 직제 개편으로 인해 '기능직'은 1963년 신설된 후 5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정부는 1949년 처음으로 국가공무원을 제정하면서는 공무원을 일반직ㆍ별정직으로만 구분했었다. 그러다 1963년 별정직을 신설했으며, 현재의 6개 분야로 구분되는 공무원 직제는 지난 1981년 완성돼 운영 중이다.


이는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그동안 보이지 않는 차별을 호소해 온 기능직ㆍ별정직ㆍ계약직 공무원들에게는 '혁명적 변화'다. 수십년간 공채를 통해 입사한 일반직 공무원들 위주로 공무원 사회가 굴러가면서 기능직 등은 승진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고 핵심 보직을 차지하지 못하는 등 인사에서 소외당해 왔다. 심지어 수당ㆍ여비도 일반직이 기능직 등 기타 직렬보다 더 많이 받는 등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해 왔다.


이같은 차별은 일반 사회로도 퍼져 있는 상태다. 일반직은 공개 경쟁 시험을 통해 합격한 '당당한' 공채 출신으로 여겨 인정해주는 반면, 기능직ㆍ계약직ㆍ별정직 등에 대해선 각종 연줄 또는 뒷 배경을 이용해 '뒷문으로 들어온' 사람들이라는 편견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기능직 등의 공무원들은 심지어 가족에게 조차도 '공무원'이라고만 알릴 뿐 '기능직' 등 꼬리표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해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 왔다. 일반직들은 정년 퇴임식때 스스럼없이 가족들을 동반하지만, 기능직 등은 아예 참석하지 않거나 혼자 몰래 다녀가는 등 서러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이같은 편견은 '오해'일 뿐 실제 기능직ㆍ계약직ㆍ별정직들도 경력ㆍ자격증ㆍ학위 등을 기준으로 공모ㆍ경쟁을 통해 채용되며, 업무 수행 능력ㆍ자질 면에서 일반직과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게 안행부의 설명이다. 안행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내부ㆍ일반 사회에서의 편견으로 불이익을 받아 기능직 등의 사기가 저하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이같은 직제 개편을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일반직 전환의 혜택을 받는 국가ㆍ지방 공무원들은 2012년 말 현재 기능직 10만6443명, 별정직 6208명, 계약직 7380명 등 총 10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반직 내의 '임기제 공무원'으로 편입되는 계약직 공무원들의 경우도 주목된다. 이들은 그동안 일반직들처럼 사무관ㆍ주사 등의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 채 계약직 가~마급, 계약직 1호~9호 등 급여 체계에 따른 호칭으로 불리워 왔다. 그러나 이번 직제 개편으로 계약직 공무원들도 사무관, 주사 등의 호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변화에 기능직ㆍ별정직ㆍ계약직 공무원들은 "50년 묵은 숙제가 해결됐다"며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50대 기능직 공무원 A씨는 "이제는 떳떳이 정년퇴임식에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정년퇴직하는 선배들이 '기능직' 등 꼬리표가 달려 가족들에게 부끄럽다며 퇴임식에 불참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큰 걱정거리를 덜었다"고 말했다.


40대 기능직 공무원 B씨도 "같은 일을 하는 공무원이지만 어디가서 '기능직, '계약직', '별정직'이라고 그러면 듣는 사람들이 마치 무슨 결격 사유라도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며 "당장 민원인들부터 은근히 무시하는 듯 해 가족에게도 그냥 '공무원'이라고 했을 뿐 기능직이라고 말을 못했다. 이제 불합리한 꼬리표를 뗐으니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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