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KT는 900MHz 주파수의 간섭 문제가 여전히 심각해 경쟁사의 LTE-A 서비스를 따라잡고 있지 못하다면서 정부에 시급한 해결을 촉구했다.
KT는 16일 KT 안양지사에서 주파수품질영향도 시연회를 열고 도심지역의 RFID와 무선전화기(CP)의 간섭이 실제 단말기 사용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보였다. 시연 결과 RFID 간섭으로 인해 900MHz의 LTE 업링크 속도는 1Mbps 이하로 떨어졌고, 무선전화기를 사용할 때는 도중에 아예 끊기는 현상이 나타났다.
KT는 "RFID의 경우 2011년 6월 이후에 출시된 신형 장비는 문제가 없으나, 다수의 구형 RFID는 900MHz와 간섭이 심각하다"면서 "908.5~914MHz 대역을 쓰고 있는 구형 RFID는 이동통신용 900MHz의 업링크 대역(905~915MHz)과 중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선전화기는 기지국과 단말기간 자원할당, 전력제어, 데이터 수신 응답 등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제어채널과 중첩을 일으켜, 무선전화기의 장치 종류 나 휴대전화 이용자와의 거리 등에 따라 통화 끊김, 전송속도 저하, 기지국 커버리지 감소 등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현재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 기술이 적용된 기지국이 약 4000개가 개통돼 있고, 앞으로 4700억원 들여 투자할 계획이지만 RFID와 무선전화기의 심각한 간섭 문제가 여전해 서비스가 어렵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7월부터 서울 주요 4개구에서 900MHz LTE망 구축 중 간섭을 야기하는 RFID와 무선전화기 잔존을 확인하고 품질열화의 심각성을 정부에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인력 약 500명, 비용 30억원을 투입해 정부의 간섭전파 제거를 지원해 RFID 371개, 기타 불요파 57개소를 제거했지만 여전히 미확인 잔여 불요파가 나오고 있어 미래부와 합동으로 조사해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인 KT 네트워크품질운용담당 상무는 "900MHz 혼간섭 문제의 해결시기에 대해 미래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대로라면 올해 안에는 LTE-A 서비스가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현재 미래부와 함께 RFID 제거와 무선전화기 간섭문제 완화를 위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행정처리 때문에 4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원활한 서비스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하는 김영인 상무와의 질의응답이다.
▲현재 무선전화기의 잔존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미래부와 논의 중인 해결책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
=무선전화기의 규모는 확인하지 못했다. 얼마나 많이 팔려나갔는지, 지금도 쓰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RFID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파악한 상태다. 현재 RFID가 시급히 제거되는 한편 무선전화기 간섭 문제를 완화할 수 잇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기술기준 고시 등 행정처리 때문에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알고 있다.
▲시연회를 연 것 자체가 KT도 LTE-A 서비스를 하겠다는 말인데 경쟁사들처럼 광역시 상용화까지 소요 예상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또 경쟁사에서는 KT의 주파수정책 실패를 말하는데 입장은.
= 시기에 대해서는 미래부와 협의하고 있으나 서울 주요 4개구 처리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옷에 비유하자면 소매 하나를 빤 정도다. 옷 전체를 빠는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적어도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해 경쟁사를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책 실패 문제에 대해서는 앞서 밝혔듯 정부가 900MHz를 할당할 때 RFID는 이용기간이 11년 6월로, 무선전화기는 올해 말로 사용기간이 끝나는 걸로 돼 있었다. 그래서 받아 준비했던 것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우리가 선택했겠는가.
▲ 무선전화기는 KT 제품이냐. 또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해 말에 이미 제기했어야 타당했을 텐데 이 시점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무선전화기는 기종을 소비자들이 선택해서 한 것으로 KT와는 관련없다. 또 작년부터 방통위에 9월부터 수 차례 요구를 했다. 굳이 밝히지 않은 것은 언론 간담회까지 열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 시점하는 이유는 KT도 LTE-A를 기술적으로 다 준비해놓고 있으나 이같이 상황이 어렵다는 걸 밝히려 하는 것이다. 경쟁사들이 자꾸 KT가 할수있는데도 안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표현명 사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KT가 900MHz 대역 주파수 클리어링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LTE-A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LTE-A 지원하는 갤럭시S4 단말기도 먼저 내놓았다. 때문에 KT가 조만간 LTE-A를 시작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 때와 지금 입장이 다르지 않는가.
= LTE-A 상용화는 주파수 클리어링이 전제조건이다. 되는대로 시작한다는 입장은 같다. SK텔레콤의 경우 현재 서울시내 등 지역부터 LTE-A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도 그렇게 하기 위해 주요 4개구 중심으로 클리어링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무선전화기 간섭 문제를 위해 미래부와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 밝혀 달라.
= 무선전화기 대역이 KT 900MHz 대역의 맨 끝에 있다. 이걸 벗어날 수 있도록 주파수를 1MHz 폭 정도 옆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무선전화기를 아예 없앨 수는 없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자기들이 사용하는 800MHz 대역과 가까워져 간섭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KT가 이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계속 서비스를 곧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소비자들에게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게 아닌가.
= 우리는 문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 될 것으로 예상했다. 거의 9개월 정도가 소요됐음에도 아직 해결을 못하고 있기에 밝힌 것이다. 문제를 숨기고 서비스를 출시하는게 맞는가, 아니면 사실대로 밝히고 문제를 해결한 뒤 내놓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 후자를 택한 것이다. KT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에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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