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사향노루, 산양, 수달,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등 멸종위기 야생동식물Ⅰ급 5종과 담비, 하늘다람쥐, 참매, 날개하늘나리 등 Ⅱ급 25종을 포함한 총 30종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민통선 이북 동부권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향노루는 예전에 전국적으로 분포했으나 밀렵으로 현재는 비무장지대(이하 DMZ)와 민통선 일대에 겨우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통선 지역이 사실상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환경부(장관 윤성규)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삼권)은 2012년 민간인출입통제선(이하 민통선) 이북지역 동부권의 자연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종 30종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조사는 매년 실시되는 DMZ 일원 생태계조사의 일환으로 민통선 이북지역의 생태계 현황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관리와 접경지역의 자연환경 보전, 한반도 핵심생태축 등의 복원 계획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실시됐다.
이 일대에는 식물 798종과 동물 1355종 등 총 2153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있고 산림 생태계를 비롯해 하천 습지와 산지 습지가 분포해 생태계 다양성도 높은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지역 중 생태계가 가장 잘 보전된 양구 백석산, 인제 대암산·대우산, 고성 향로봉 일대는 산림의 보전상태가 우수했다. 사향노루, 산양 등 멸종위기 포유류 7종과 검독수리, 참매, 수리부엉이 등 산림성 조류를 포함한 멸종위기 조류 11종이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고성 향로봉은 국내 자생종이자 고유종인 '이끼도롱뇽'의 서식이 확인돼 기존에 계룡산 일대에서 주로 발견 됐던 이끼도롱뇽의 최고 북방 한계선임이 최초로 드러났다. 왕새매와 촉새, 버들솔새의 번식 가능성도 예측됐다. 고성 대암산에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벌매의 번식이 확인됐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민통선 이북지역이 생태계의 보고이자 멸종위기종의 천국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생태축 복원이나 'DMZ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추진 등 DMZ 일원 관리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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