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중국의 경기둔화가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 인도네시아와 인접국인 한국, 대만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미국에는 좋을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보도했다.
WSJ는 골드만 삭스의 분석을 인용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매출에서 신흥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5%에 그치고 중국의 비중은 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미국 기업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란 의미다.
실제로 중국의 경기 둔화가 진행된 지난 2년 동안 미국의 주식시장은 중국과 관련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게다가 통화정책 운용 면에서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미국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
세계 최대의 원유, 철강, 구리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면 원자재 등에 대한 세계 수요가 줄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양적완화로 늘어난 유동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미국의 중국 수입품 가격은 1%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가 미국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여지도 있다.
중국 경제가 계속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댈 경우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이는 미국 전체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제 성장세를 이끄는 대형 정유 업체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고통이 우려된다.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 농가의 옥수수와 콩 수출이 줄어들 수도 있다.
WSJ는 하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가 무모한 투자에서 벗어나 내수가 주도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향해가는 중국 경제 정책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미국 수출업체들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내수 기반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면 미국 수출업체는 구매력이 더 늘어난 고객들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중국의 6월 수출과 수입은 예상과 달리 모두 감소해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세가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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