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무르시 대통령직 박탈..조기 대선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무함메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취임 1년만에 쫒겨나게 됐다. 이집트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이집트 군부가 최후통첩한지 이틀만이다.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은 3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국영TV 생방송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현행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소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엘 시시 장관은 정치 일정이 담긴 로드맵을 설명하며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다시 치르고 국가 통합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엘 시시 장관의 발표 회견장에는 범야권 그룹 구국전선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이집트 최고 종교 기관 알 아즈하르의 수장인 아흐메드 알 타이예브 대(大) 이맘, 이집트 콥트교의 교황 타와드로스 2세 등이 참석했다.
엘바라데이는 "군부의 로드맵은 2011년 시민혁명의 연속"이라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주변에 운집한 수십만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환호했다. 반면 카이로 나스르시티의 무르시 지지 집회 참가자들은 "군부 통치 반대"를 외쳤다.
앞서 이집트군은 이날 무르시와 그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일부 지도부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현재 가택연금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일각에선 이집트 군인들이 무르시를 대통령궁에서 카이로 인근의 공군기지로 이송했다고 전했다.
이집트군은 무르시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카이로 나스르시티와 카이로대 주변과 주요 국가 시설에는 군 탱크와 병력을 배치했다. 또 카이로 시내 국영방송사를 포위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2011년 호스니 무라바크 독재정권이 무너진 이후 이집트 최초로 선거로 뽑힌 지도자다. 그러나 그와 여당인 무슬림형제단은 최근 집권 1주년을 맞으면서 사상 초유의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다. 무르시 찬반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수십명의 사망자도 나왔다. 이에 이집트 군부는 지난 1일 "48시간 내 혼란을 해결하라"며 무르시 대통령에게 최후 통첩을 했다.
무르시는 군부의 최후통첩 마감 시간인 이날 오후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립정부 구성과 헌법 개정을 제안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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