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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밥상 '밥상만 국산'…수입산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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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경기 불황과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대한민국의 식탁 지형을 바꾸고 있다. 이상기온과 소비침체가 맞물리면서 비싼 국내산 대신 대거 공수된 저가(低價)의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맥주의 경우 FTA의 영향으로 수입산의 관세 혜택이 커지면서 처음으로 와인의 매출을 넘어서는 등 꿈쩍 않던 대형마트의 품목별 판매 순위 변화도 속속 나타나는 추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국산 및 수입산 과일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국산 과일은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역신장한 반면 수입산 과일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망고는 350% 늘어났으며, 체리, 레몬, 자몽, 포도도 각각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수입산 과일에 대한 구매가 커지면서 수입량도 증가일로다. 체리의 경우 한미 FTA 대효 이후 무관세로 수입이 허용돼 수입량이 매년 100%가량 증가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국산 과일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과일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다양한 수입 과일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양질의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물도 수입산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기후 변화로 수산물의 어획량이 줄면서 값이 뛰자 소비자들이 저렴한 수입산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경우 대만, 노르웨이, 베트남, 러시아 등의 수산물 매출이 올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0%가량 증가했다.


특히 대표적인 국민 생선인 갈치는 어획량이 줄어 도매가격이 오르자 유통업체들이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대체산지에서 수입 물량을 늘리고 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국내 수산물의 어획량 감소와 가격상승에 따라 대체상품인 수입 수산물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대만, 세네갈, 베트남 수산물의 경우 갈치 1마리(300~500g)가 3500원 선으로, 제주 생물갈치보다 40~6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노르웨이 고등어의 수입량도 크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국내에 수입된 노르웨이 고등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어도 9%가량 늘었다.


헨리크 안데르센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 한국ㆍ일본 담당 이사는 "차고 깨끗한 노르웨이 바다에서 온 육즙이 풍부한 고등어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더 많은 한국 소비자와 음식점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도록 판매 전략을 세우겠다"고 피력했다.


수입맥주 역시 최근 급격히 더워진 날씨와 FTA의 관세 혜택이 맞물리면서 대형마트에서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수입맥주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난 16억1000만원으로 와인(15억1000만원)을 넘어섰다. 수입맥주가 와인 매출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2008년 수입맥주 매출은 와인 매출의 36%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0년부터 국내 맥주 소비자들의 수입맥주 선호도가 높아지고 대형마트에서도 다양하게 수입맥주를 취급하면서 수요가 점차 늘었다"며 "1일부터 추가 관세인하 혜택이 오면 매출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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