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부안은 성났고 오송은 웃은 까닭

시계아이콘01분 2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갈등을 경영하라② "왜 경영인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지난 2003년 7월 주민들의 시위로 시작된 이른바 '부안군 방폐장(방사성폐기물처분장)' 사태. 방폐장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부안군을 시작으로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부안군이 위도에 방폐장 유치를 선언하면서 불거진 갈등은 1년 이상 계속됐다. 군수가 주민들에게 폭행당하고 주민 수백 명이 사법 처리됐다. 주민들끼리 편을 갈라 방폐장 유치 찬반을 둘러싸고 실력행사까지 벌어졌다. 방폐장 건설은 무산됐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사회적 비용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부안군 공동체회복을 위한 포럼'을 만들었다. 포럼은 3년 동안 지속됐다.

부안군 사태는 왜 갈등을 '경영'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갈등은 '관리'를 넘어서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가 사후 개념이라면 경영은 보다 종합적인 관점을 필요로 한다.


시화호를 둘러싼 환경오염문제도 전형적인 갈등 사례다. 이 경우엔 개발과 환경이라는 가치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가와 주민, 지자체와 주민 등 얽히고설킨 입체적 갈등이 전개됐다. 이런 상황에서 관계자들이 모여 '시화호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결국 협의회는 4년반에 걸쳐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지역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대안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예상되는 갈등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오송과 세종시간 송전선로의 경우 사전 의견 청취가 갈등 해결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는 지역주민이 참여한 협의회를 통해 송전선로가 어디로, 어떻게 구축될 것인지 미리 충분한 의견을 청취했다. 결과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졌고 합의된 상태에서 송전선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었다.


호남고속철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리 노선을 정하지 않고 점선으로 표시한 뒤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갈등영향분석'에 나선 것이다. 철도는 노선이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지역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상황에서 노선을 확정하지 않고 점선으로 표시한 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노선을 하나하나씩 만들어 가는 '갈등 경영' 과정을 밟았다.


갈등은 작게는 한 동네를, 크게는 한 국가를 뒤흔들고 공동체 존립마저 위태롭게 한다.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곳에는 갈등해결시스템이, 갈등이 예상되는 곳에는 예방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아직 이런 법적 뒷받침이 부족하다. 사회적 갈등이 많은 편이지만 관련 법규는 '공공기관의 갈등예방 및 해결에 관한 대통령령'이 전부다. 기업은 물론 지자체 , 국가의 갈등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고도화될 수록 평면적 접근 만으론 부족하다. 갈등의 양상이 복합적일 때 해결방안도 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갈등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것은 글로벌 이슈이기도 하다. 인종 갈등이나 세대간 갈등, 흑백 갈등은 여전히 지구상에 존재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사회갈등연구소 박태순 소장은 "갈등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21세기 국가 경영의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