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조1100억원 넘는 투자금 빠져나가
국내채권형펀드 1525억원, 해외채권형펀드 9700억원 가량 순유출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출구전략의 윤곽이 드러나자 채권금리가 오를 것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발빠르게 돈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채권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1조1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채권형펀드(ETF제외)에서 1525억원, 해외채권형펀드에서 9700억원 가량이 순유출됐다.
국내와 해외 채권형펀드가 모두 월간 기준으로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올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채권형펀드는 이달들어 이탈된 자금이 지난 4월과 5월 순유입액된 금액보다 컸으며 신흥국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국내채권형펀드는 중기채권 1081억원을 포함해 일반채권에서 310억원, 우량채권에서 143억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그동안 주식형펀드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자금 이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실제 국내채권형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82%, 해외채권형펀드는 -3.03%를 기록했다.
수익률 -5.88%을 기록한 신흥국채권펀드에서는 6월 현재까지 총 2082억원이 빠져나가면서 '버냉키쇼크'에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채권금리 급등이 투자상품의 손실로 이어지자 정부에서도 최근 장기채 금리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고채 10년물과 2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각각 0.10%포인트, 0.13%포인트 오른 3.68%, 3.85%를 기록했다. 30년물을 포함해 3년물과 5년물 금리 역시 동반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채권형 상품 투자에 대해 보수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채권 금리의 상승 속도와 강도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언제쯤 안정이 될 지 장담할 수 없다"며 "채권형펀드에 내리는 소나기가 장마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혜영 기자 it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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