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개 제조업체 대상 BSI 조사 결과, 2Q 대비 2포인트 하락…새정부 출범 직후 30포인트 급등과 대조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크게 개선됐던 기업 체감경기가 다시 반락했다. 기업들의 3ㆍ4분기 체감경기를 미리 파악해 본 결과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한 기업이 2분기 대비 더 늘어난 것이다. 올 초 예상된 '상저하고(上低下高)형' 경기 흐름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더 악화됐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전망치는 기준치(100)를 밑도는 97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1년 4분기(94) 이후 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하고 있다. 특히 1분기 새정부 출범 효과로 69에서 크게 상승했지만 1분기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기업경기전망지수가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을 넘어서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2분기 BSI가 전 분기(69)보다 30포인트 상승했지만 최근 엔저지속, 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경제 둔화조짐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3분기 지수가 다시 하락했다"며 "이에 따라 8분기 연속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국내경제가 하반기 들어 회복할 것이라는 정부와 주요기관의 전망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대기업(102)과 수출기업(103)의 3분기 BSI는 전 분기보다 3포인트, 8포인트씩 하락했지만 기준치인 100을 웃돌았다. 반면,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은 각각 97과 96을 기록하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았다.
지역별로는 남과 북으로 경기전망이 엇갈렸다. 대구경북권(85), 호남권(92), 동남권(96) 등은 기준치를 밑돌며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도권(103)과 충청권(102)은 각각 송도ㆍ청라 등 국제도시 활성화, 세종시 이전효과로 전 분기보다 경제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기업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들은 세계경기불황(47.9%)을 첫 손에 꼽았다. 다음으로 자금난(26.8%), 에너지ㆍ원자재난(14.1%), 엔저(8.6%) 등을 차례로 들었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로는 ▲경기활성화(수요진작)(59.7%) ▲자금난 해소 지원(17.0%) ▲해외 충격요인의 국내파급 최소화(11.1%) ▲인력난 해소 지원(6.5%) ▲규제완화'(3.9%) 등이 꼽혔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대외경제여건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어 하반기 경기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저성장기조 탈출을 위해 과도한 입법을 자제해 기업경영의 불안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해 중소기업과 내수시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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