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지는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앞이다. 시립병원과 보건소 인근에 임대주택을 공급, 발 빠른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앞서 1월 내놓은 공급안 일부를 최근 변경, 좀 더 구체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기초 설계안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이후 하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간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SH공사는 최근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앞 신내2택지개발지구 내 체육시설 부지(2088㎡)에 의료안심주택을 건립하기 위한 설계공모에 들어갔다. 몸이 불편한 저소득층을 위해 공급될 예정인 만큼 현재 잡아놓은 설계기간만 10개월여에 달한다. 일반 임대주택과 달리 인근 의료시설과의 이동성, 단지 및 내부 설계까지 모두 새롭게 맞춰야해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게 SH공사의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는 이번 공모에 앞서 기존 의료안심주택 공급계획안을 수정했다. 1월 내놓은 계획안에 따르면 시내 14곳의 시립병원과 25곳의 보건소 반경 500m 이내에 공급이 예정됐었다. 이를 위해 시립병원과 보건소 근처의 다가구, 다세대 주택, 원룸 등의 매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상 물량이 부족한 점을 감안, 기존 반경 500m의 범위를 1000m로 늘렸다. 퇴직 간호사와 사회복지단체를 활용한 단계별 의료서비스도 새로 도입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감안한 것으로 바로 앞 서울의료원의 환자안심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초점을 의료에 맞추다보니 단지 설계도 기존 임대주택과 크게 다르다. 비상시 주동출입구까지 구급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조정했고 일반 아파트 단지보다 휠체어 사용이 많은 점을 감안, 보도폭을 넓혔다. 구급시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주동입구에 슬라이딩 자동문 설치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사로를 최소화하고 전 보행도로에 핸드레일을 설치한 점도 눈에 띈다. 동 내부 전 복도와 통로 역시 휠체어의 쌍방향 이동이 수월하도록 기준폭을 늘렸다. 승강기 사용시 불편이 없도록 대기 공간에 의자를 설치하고 고령자가 많은 점을 감안해 반응속도 역시 다소 늦췄다.
가구별 면적은 1인 기준 17㎡(전용), 2인 31㎡로 현관에는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는 간이의자도 마련된다. 각 세대에 호출장치는 물론 가스밸브 등 각종 주방시설도 낮게 설치하기로 했다. 특히 일정시간 현관출입 또는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관리사무소에 연락되는 생활리듬체크시스템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에는 혈압계, 키 몸무게 측정기, 당료 측정기 등 자가건강측정 시설과 병원 코디네이터의 지원업무 공간, 물리치료실, 문화공간 등이 조성된다.
현재 계획된 공급규모는 용적률 300%를 적용받은 지하1~지상7층 1개동 17㎡ 50가구, 31㎡ 50가구 등 총 100가구다. 하지만 토지이용 효율화를 위해 최대 공급치인 140가구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바로 옆 유치원 예정 부지 1500㎡에도 도시형생활주택 88가구를 계획, 지하공간을 서로 연결해 의료안심주택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유도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몸이 좋지 않은 저소득층 고령자를 위해 공급되는 첫 임대주택인 만큼 설계안을 꼼꼼히 점검할 예정이다”며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다양한 계층을 위한 다양한 임대가 공급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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