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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레드오션…'공룡' 국민연금도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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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비중 8.47%로 목표치 밑돌아..인력충원나서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공룡'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에 애를 먹고 있다. 투자비중이 당초 목표했던 허용범위 하한선을 밑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 올 들어 각종 연기금이 너도나도 대체투자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기금 자산은 405조9000억원으로 이 중 대체투자 규모는 8.47%인 34조3267억원이다. 국내대체 부문에 18조8537억원, 해외대체 부문에 15조473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대체투자는 채권과 주식 등 기존투자 방식이 아닌 투자를 말한다. 부동산, 사회간접투자(SOC), 사모펀드(PEF)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은 부동산(13조3622억원, 38.9%)과 SOC(10조5898억원, 30.8%)가 대체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민연금은 매년 전술적 자산배분(TAA)이라는 이름으로 자산별 투자 허용범위 목표치를 정하는데 대체투자의 3월말 기준 허용범위는 8.79~11.19%였다. 3월말 기준으로 대체투자 금액이 최소 35조6796억원이 됐어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은 자산별 투자비중이 허용범위를 벗어날 경우 즉시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의 투자자산 중 투자액이 목표치를 밑도는 건 대체투자가 유일하다. 국내주식과 국내채권의 투자 비중은 목표치를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웃돌고 있다. 해외채권 역시 0.4%포인트 상회하고 있다. 국민연금 측은 "저금리로 인해 목표수익률 달성이 가능한 투자대상이 부족하고, 국내외 기관 투자가의 대체투자 비중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며 투자 집행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건 올 들어 대체투자가 레드오션화 됐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목표 수익률 달성이 어려워지자 기관들이 앞다퉈 대체투자로 눈을 돌렸다. 대체투자는 전통 투자처인 채권보다 위험은 크지만 그만큼 수익률도 높다.


교직원공제회와 사학연금은 올해 각각 2조원, 5500억원가량을 대체투자에 신규 투자할 계획이고, 공무원연금도 현재 10%가량인 대체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목표액은 45조6000억원으로 오는 2018년까지 지난해말 기준 8.4%인 대체투자 비중을 10%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대체투자 담당 인력 11명(국내대체 5명, 해외대체 6명)을 신규 채용하는 한편 상품 다양화를 위해 중소형 부동산 등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최근 빠르게 늘어난 대체투자 비중에 대한 속도 조절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기 당시 3.8%였던 대체투자 비중은 올해 목표치 기준 10.5%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투자했던 용산개발 디폴트 사태서 알 수 있듯이 대체투자는 투자 단위가 크고 한 번 리스크가 발생하면 손실이 막대하다"며 "대체투자를 늘리는 건 좋지만 전문성과 노하우를 충분히 갖추며 천천히 비중을 확대해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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