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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잘보면 상금" 일제고사에 목맨 학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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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실시 앞두고 중·고교 0교시 문제풀이·야간 보충수업 등 파행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김지은 기자]오는 25일 중3,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학교 현장 곳곳에서 파행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각 학교별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 수업시간을 기출문제 풀이에 쓰는가 하면 일부 성적 부진 학생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강제하고 있다. 심지어 각 학급에 상금을 걸고 시험 성적 올리기를 독려하는 경우도 있다.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학교 줄세우기'식 평가라는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초등학교 일제고사는 폐지됐지만 중고교에서는 '일제고사 부작용'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북의 A중학교는 일제고사에 대비해 매일같이 야간 보충수업을 2시간 정도 하면서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을 하고 있다. 자율학습도 저녁 9시까지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충북 청주의 B중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에서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에 대해 해당과목 교사들이 학력증진대책을 세워 중점적으로 '성적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 학교 역시 1주일에 3시간은 일제고사 대비 방과후 보충수업을 한다. 아침 명상시간이나 독서시간은 모두 문제풀이, 자습시간으로 대체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성적을 올리는 학급에 포상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충북 청원군의 C고등학교는 학력 미달 학생이 없는 학급에 9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고 내걸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작년엔 없던 상금을 내걸어 더 압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D고등학교도 학력 미달 학생에게 점심시간을 이용해 문제풀이 보충수업을 시키고, 담당 교사에게 수당 2만원을 지급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일부 교사들은 성적 결과를 엑셀로 순위를 매겨 대자보에 붙이기도 한다. 학생들을 자극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아이들이 받는 상처도 크다"고 말했다. 또 한 교사는 "평가가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 위주로 가야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일제고사 파행사례로 가장 많이 접수된 사안은 ▲학력부진학생 특별지도 ▲방과후학교 및 보충수업 강제 ▲토요일 강제 등교 등이다. 충북지역에서는 모든 고등학교와 중학교(88%)에서 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하고 있었다. 또 각 학교별 진단평가, 수업시간 중 문제풀이 등 각 학교에서의 모든 학사일정도 일제고사에 맞춰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좋은 성적을 받아야 각 시도교육청 평가가 잘 나오기 때문에 교육청이 암묵적으로 이 같은 파행 사례를 묵인하고 부추기고 있다"며 "열악한 교육 환경에 내몰려 성적이 좋지 않은 지역에 대해 오히려 지원을 많이 해줘야 하는데 일제고사는 그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네트워크의 이윤미 홍익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핀란드는 국가수준의 전수조사 없이 학교의 교육과정 및 평가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에서도 높은 수준의 교육적 질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나라도 평가가 바뀌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우선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김지은 기자 muse86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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