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 부(富)의 창조신화는 기업가들에 뿌리를 둔다. 창고에서 컴퓨터 회사를 차린 두 소년이나 전기차나 민간우주 프로그램을 개발한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미국은 더 이상 기업가 신화를 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CNBC는 17일(현지시간) 바클레이스 은행의 새로운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기업가들에 의한 부의 창출에서 개발국이 미국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 가능한 자산 150만달러(16억원 상당) 이상을 가진 부자의 40%가 부의 원천을 사업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꼽았다. 4분의1 가량만 자산의 원천이 유산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경우 21%의 부자들이 사업으로 자산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훨씬 많은 부자들이 부의 원천으로 저축이나 개인 투자를 꼽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57%의 부자가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해 미국을 앞질렀다. 남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자수성가형 기업가도 각각 68%와 59%를 차지해 높은 비중을 보였다.
바클레이스는 미국과 다른 나라간 기본적인 부의 주기 차이로 이같은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개발국은 사업 기회가 더 많은 만큼 개인투자나 저축 보다 사업을 통한 부의 창출이 더 쉽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스 보고서는 “신흥 시장의 부의 창출 역사는 짧다”면서 “이 지역에서 자산이 많은 이들이 부자 1세대”라고 밝혔다.
기업가들은 상속형 부자나 저축형 부자 보다 불경기에 자산을 늘려온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 기업가는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큰 만큼 자수성가형 부자들의 재산은 변동이 크다고 CNBC는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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