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모든 분들은 그에 상응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14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정홍원 총리가 병역 명문가(家) 앞에 섰다. 병역 명문가는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와 아버지 형제의 바통을 이어받아 3대인 본인과 본인 형제, 사촌형제까지 가문의 모든 남자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가문을 말한다. 1~3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남자가 병역을 마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박근혜정부의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115명 중 14명(12.2%)이 군대에 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의원은 더하다. 19대 남성 국회의원 255명 중 47명(18.4%)이 병역을 면제받았다. 우리나라는 장관이 임명될 때마다 병역 문제로 시끄럽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의무이다. 그런데 장관 등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들의 경우 본인은 물론 자녀까지 군대 면제로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신의 아들'이라 불린다.
병역 이행은 지도자들에 있어 필수 항목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층으로 갈수록 군대를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국민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날 병역 명문가들은 달랐다. 이번 시상식에는 안희주 씨 가문이 대상(대통령 표창)을, 이영형 씨 가문과 유수상 씨 가문이 금상(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총 20가문이 표창을 받았다. 질병으로 현역에서 제외됐지만 군대를 가기 위해 치료를 받은 뒤 자원 입영한 모범병사 15명도 함께 표창을 받았다. 올해 병역 명문가는 지난 2004년 관련 시상이 이뤄진 이후 최대인 총 545가문이 선정됐다.
병역명문가 대상을 받은 안희주 씨 가문은 6·25전쟁에 참전한 1대 고(故) 안경모 씨 등 3대 가족 12명 모두가 현역으로 총 326개월 동안 복무한 그야말로 명문가문로 이름을 올렸다. 1대를 비롯해 2대 5형제, 3대 6명의 후손들이 모두 병역을 마쳤다. 이번 시상식에는 국외영주권자인데도 자원 입영한 육군 제12사단 김태형 일병 등 15명의 현역 병사들이 모범병사로 선정돼 병무청장 표창을 받았다.
정 총리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위기에 맞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한 뒤 "국민들의 병역의무 이행이 국가안보의 기틀이며 나라 존립을 지탱하는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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