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2000선을 넘으며 안정을 찾던 코스피가 열흘만에 1900선이 위협받는 상황에 몰렸다. 미국 양적완화(QE) 축소 우려 등으로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다시 지연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이미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 2013년 하반기 자산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과 그 영향력일 것이다. 출구전략과 관련된 논란은 하반기 내내 이어지겠지만 출구전략으로 인한 자산시장의 국면전환은 지난달 22일을 기점으로 시작됐다고 판단한다. 5월22일에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미 의회 상하원합동경제위원회에서 연설했고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됐다. 이후 양적완화가 축소 또는 조기종료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출구전략의 시점과 그 영향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이후 자산시장은 이미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과 채권은 동반 랠리를 지속했는데 가장 큰 배경은 Fed의 양적완화 실행이다. 올해 5월22일 이후에는 역으로 채권금리의 상승과 주식시장의 하락이 동반 진행되고 있는데 가장 큰 배경은 Fed의 출구전략 실행 우려감 때문으로 보여진다.
QE종료, 연준의장인 버냉키의 교체는 워낙 큰 이슈다. 올해 여름은 이 두 가지 이슈가 맞물리면서 주식, 채권, 원자재, 외환시장이 변동성이라는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클 것이다. 양적완화 이후 가격이 많이 상승한 자산·지역에 대한 차익실현, 밸류에이션이 비싼 자산·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싸보이는 자산·지역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려는 행동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연준의 QE 축소 우려로 글로벌 증시는 조정을 받고 있으며 특히 신흥국 증시와 국내 증시는 중국 경기 우려로 인해 상대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다음주 18~19일 양일간 예정된 FOMC에서 QE 축소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와 같은 금융시장의 큰 변동성과 자산가격 하락은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고용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에 6월 FOMC에서는 조기 QE 축소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켜 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글로벌 증시는 6월 FOMC를 앞두고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기부진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부담이 되겠지만 금융위기나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국내 증시도 현 수준에서는 추가 하락하기 보다는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최근 조정은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에 기인하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확충 속도조절 언급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의 향배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미국의 출구전략은 빨라도 4분기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분명하다. 시장이 과민반응을 나타낼 가능성도 다분히 있다. 당분간은 자산의 안정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클 때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국가는 경상수지 적자를 자본수지 흑자로 보전해 왔던 나라들이다. 최근 통화가치가 불안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국가들도 대체로 경상수지 적자국들이다. 경상수지 흑자 지고 유지와 세계 7위 외환보유국이라는 점은 한국을 다른 이머징 국가들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