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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사라진 전임 시장 자취… ‘시프트’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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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성북동 선유골 휴먼타운이 폐기 절차에 들어가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주택 프로젝트는 거의 사라지게 됐다. 박원순 시장은 "전임 시장이 잘한 것은 그대로 이어받겠다"고 밝혔으나 이제 남은 것은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거의 유일하다.


'오세훈 지우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 전 시장 때의 주택정책 대표주자이면서 폐기된 것은 '한강 르네상스'다. 취임 후 2년간 줄곧 수정 작업을 펼치다 지난 4월 '한강변 관리 방향 및 현안 사업 가이드라인'을 발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사실상 백지화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기부 채납률을 25%로 올리는 대신 50층 초고층 빌딩 설립을 제한했다는 점이다. 수변 인접부 첫 건물은 10~15층 이하 중ㆍ저층으로, 이후 건물은 상대적으로 높이를 완화한 방식이다.

계약 과정에서의 문제점, 예산확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중단을 지시했던 서해뱃길사업과 한강지천 뱃길 조성사업, 한강예술섬도 마찬가지다. 현재 해당 사업들은 대부분 추가 공사비 지원이 끊겼거나 다른 프로젝트로 전환된 상태다. 실제 한강예술섬은 2만2554㎡(6822평) 규모의 도시농업공원 조성으로 대체, 안양천과 중랑천 등 한강지천 뱃길 조성사업은 전시성 사업으로 분류돼 공사비 전액이 삭감됐다. 이밖에 서해뱃길사업도 경제성이 없다는 감사원 결과에 따라 박 시장 취임 후 바로 중단됐다.


게다가 한강사업본부의 자문기구인 한강시민위원회는 최근 내놓은 백서를 통해 오 전 시장의 프로젝트를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고 예산을 낭비한 전시성 사업이다", "약간의 자연성이 가미된 인공 사업이 대부분으로 타당성을 잃었다"는 식으로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현재 서울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 '뉴타운 출구전략'도 오 전 시장의 도시계획을 뒤집은 사안이다. 오 전 시장 역시 전면철거식 개발을 지양하는 대안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박 시장은 실태조사와 다양한 대양한 대안사업 방식을 내놓으며 거리를 뒀다. 특히 뉴타운 출구전략은 서울시 도시계획의 기본을 바꾼 사안으로 강남과 강북, 재건축과 재개발 등 부문을 가리지 않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선유골 휴먼타운은 역시 출구전략 후속대책으로 나온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사업으로 대체된 경우다.


장기전세주택만은 유용하게 활용하는 주택사업다. 당초 박 시장은 오 전 시장의 히트상품 '시프트'에 맞서 장기안심주택을 내놨지만 서울시 곳곳에서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 중인데다 재원 없이 임대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안심주택은 전세금 지원형으로, 지난해 1350가구가 공급된데 이어 올해 1370가구 공급을 확정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임 시장의 공적 지우기라는 항간의 지적은 맞지 않다"며 "주택시장 판도가 변화되는 가운데 과도한 부분을 걷어내고 시민의 기대와 요구에 맞는 정책을 펴나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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