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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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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수조원, 문 닫으란 소리"…5% 과징금, 유화업체 평균 영업이익률 3.3% 크게 뛰어넘어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경제계가 유해화학물질 사고 시 해당 사업장 매출액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에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주요 화학회사들의 영업이익을 크게 초과하는 과징금 규모에 기업 존폐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31일 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100대 상장기업과 20대 화학기업의 매출액 및 과징금 부과액 산출액' 조사 결과 최대 3억원이던 기존 과징금이, 매출액 대비 최대 5% 산식을 적용할 경우 '수천억 혹은 조 단위'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규모별로 삼성전자·한국전력공사·현대차·포스코·S-OIL·한국가스공사·LG디스플레이·기아차·SK네트웍스·LG전자 등 29개 업체들의 과징금은 수조원, 화학기업 14곳은 1000억원대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산업계는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3.3%인 점을 감안할 때 매출액 대비 5% 과징금은 영업이익의 2~10배에 달하는 점을 들어 “사고 한 번에 기업 존폐가 갈릴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석유화학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연간 매출액 10조~73조원, 영업이익 2000억~2조원 수준을 평균화시킨 수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장치산업 속성상 매출 대비 영업이익 규모가 적어 사고 시 단 한 번의 과징금 폭탄으로 기업의 존폐가 결정될 수 있다”며 “부당이익 환수가 주 목적인 과징금을 우발적 성격이 강한 화학사고에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며 처벌에만 초점을 맞춘 무리한 징벌적 과잉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지나친 과징금 규모에 대한 대안으로 재계는 '유연한 기준 마련'을 강조했다.


다른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안전관련 법령처럼 과징금 상한선을 금액으로 정해 놓거나 사고 시 피해 정도에 따라 과징금 범위를 10~20단계로 구분해 부과해야 한다”며 “특히 가벼운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과징금도 그만큼 가벼워지도록 하는 등의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화학사고 발생 예방을 위한 정부의 설비 자금 지원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업들 스스로 안전관리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벌금이라는 '채찍'보다 노후한 설비와 작업장 관리 자금을 지원하는 '당근'이 효과적이라는 논리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화학물질 사고를 줄이는 근본 방법은 노후시설 보수가 관건”이라며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처벌 강화보다는 시설 교체 관련 세제지원, 절차 간소화, 규제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7년간 발생한 화학사고 118건 중 36건이 시설 노후에 따른 사고라는 점이 (지원책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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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는 또 화학물질 사고 시 신고조건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 마련도 요구했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의 경우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에 신고 의무를 규정하고 이에 대해 명문화돼 있지만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은 이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물질관리법은 신고 의무가 있는 사고 요건이 구체적이지 않아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화학사고 발생신고 관련 조항 중 '화학사고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즉시 필요한 응급조치를 하고 중대성, 시급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시설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기업체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조항”이라고 평가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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