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금속대신 투명하고 유연한 그래핀을 전극으로 이용하고 광(光) 스위칭 특성도 지닌 분자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9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효영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소자의 하부전극을 종이보다 10만배 이상 얇은 두께 1㎚(나노미터)의 그래핀으로 대체해 투명성과 유연성은 물론 제조효율과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 분자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그래핀은 전기전도성이 높은 단일층의 탄소나노박막으로 투명하고 휘어지는 성질이 있어, 투명 전극이나 트랜지스터, 에너지 저장소자 구현 등에 사용된다.
기존 분자 메모리 소자의 경우 상부전극에 그래핀을 적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하부전극까지 그래핀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다양한 기능의 유기분자를 이용한 나노 크기의 분자소자 개발 연구는 활발했다. 하지만 전도성을 잃는 등 제조효율이 낮았고, 단단한 금속의 속성상 휘어지는 소자에 적용하기에도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상하부전극 모두 그래핀으로 된 소자는 상부전극만 그래핀을 적용한 경우(10% 미만)보다 월등히 뛰어난 80% 이상의 제조효율을 나타냈다. 또 빛에 의해 분자구조가 변하는 화합물을 유기분자막으로 이용해 빛에 따라 전류의 흐름을 온오프할 수 있는 광(光) 스위칭 기능도 포함시켰다.
이효영 교수는 "그래핀과 화학적 결합이 가능한 유기분자 소자는 공정이 쉽고 수율이 높으며, 다양한 기능을 가져 기존 실리콘과 금속 전극을 대체해 향후 휘어지는 태양전지 및 투명전극체 등 새로운 유기반도체 소자 시장 개척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효영 교수와 서소현 연구교수(제1저자)가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Nature Communication) 5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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