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웃도는 지원금 부담..불발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주요 채권은행들은 이번 주 중 여신위원회를 열고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지만 추가지원을 망설이는 곳이 많아 워크아웃이 불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건설 채권은행들은 이번 주 여신위원회를 열고 신규자금 추가지원과 워크아웃 개시에 대한 찬반 의견을 결정할 예정이다. 쌍용건설은 신규자금 4450억원, 출자전환 1070억원, 해외지금보증 2400억원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주요 채권은행이 동의하지 않으면 쌍용건설의 워크아웃은 무산된다.
앞서 30여 개의 저축은행은 쌍용건설에 지원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는 주요 채권기관 중 동의하지 않는 곳이 있으면 워크아웃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개시된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이에 대한 서면동의를 다른 채권은행들로부터 아직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기업금융개선국장 주재로 주요 채권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이 긴급회의를 가지면서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후에도 접수된 동의서가 한 건도 없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쌍용건설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회생 가치가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하고 다른 채권은행들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산업, 신한, 국민, 하나 등 주요 채권은행들 사이에서는 워크아웃을 부결시키고 법정관리로 가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주 열리는 각 은행들의 여신위원회에서도 워크아웃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지원 자금에 추가 지원금을 더하면 지원액이 1조원을 넘어 기존 채권 1조3000억원에 맞먹는 다는 점이 채권은행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주된 이유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번 주 중 여신위원회 등을 거쳐 입장을 정하겠지만 현재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도 있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최종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은행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