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SPC그룹의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제빵업계 최초로 '무(無)설탕 식빵'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소금과 설탕이 환영 받지 못하는 세상이 도래하면서 제로 칼로리콜라, 무설탕 초콜릿, 저염간장 등이 쏟아지고 있지만 무설탕 식빵은 소금 없이 김치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무모하게 여겨졌던 분야였다. 식빵은 효모의 발효로 만들어지는데 설탕은 효모의 발효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설탕은 또 빵의 맛과 향, 식감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SPC그룹은 당을 넣지 않아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맛을 현미와 호두로 보완했다. 이 둘을 넣어 빵의 단맛을 덜어낸 대신 담백하고 고소한 식빵 본연의 풍미를 살려냈다. 특히 토스트했을 때 그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파리바게뜨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의 설명이다.
특히 설탕을 넣지 않음으로써 금세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빵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반죽의 방법을 달리하는 등 발효에 훨씬 더 공을 들여야만 했다. 또 설탕을 전혀 넣지 않는다 하더라도 제조공정에서 자체적으로 생겨나는 당까지 제어하기 위해 무수한 실험을 반복했다. 이렇게 개발된 특수 발효공법으로 식빵 100g당 당 함량을 0.5g 미만으로 끌어내린 뒤에야 비로소 무설탕 무당(無糖) 식빵 이름을 달 수 있게 됐다.
무설탕 식빵은 한국인 주식이 밥 대신 빵으로 점점 바뀌면서 국민들이 갈수록 설탕에 쉽게 노출돼 가고 있다는 우려때문에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한국 국민의 1인당 연간 설탕 섭취량은 1976년 6kg에서 2007년 20kg으로 30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무설탕 식빵은 SPC그룹이 1945년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에서 시작해 68년 동안 '제빵' 한 길만을 걸어오며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상미당 정신을 살려 그간 축적해온 기술력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파리바게뜨는 90년대 식빵에 마가린을 함유한 '그대로 토스트'를 시작으로 함평 친환경 쌀로 만든 '엄마가 미(米)는 우리쌀 식빵', 56시간 저온숙성으로 만든 ' 먹으면 먹을수록 순수秀담백'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식빵 트렌드를 선도해왔다
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설탕은 우리 몸에 빠르게 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특성이 있어 과도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누구보다 빠르게 시대 흐름을 읽고, 끊임없이 기술 혁신을 이뤄온 만큼 앞으로도 항상 한발 앞서서 진화하는 모습으로 시장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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