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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 6장 봄비 내리는 아침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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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 6장 봄비 내리는 아침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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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야. 후후. 놀랍지 않니? 4000년 전이라면 청동기 시대인데 청동기 시대가 지금 우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보다 더 행복하고 평화로웠다면 말이야.”
하림은 약간은 의기양양해진 목소리가 되어 말했다.
“그게 하림 오빠 만화 대본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응. 사실 오빠가 쓸려고 하는 만화 대본 첫머리가 바로 이 모헨조다로부터 시작하거든. 청동기 시대.... 인간이 동굴에서 나와 처음으로 강가에 도시를 만들었던 그 시대가 배경이야. 그땐 아직 악이 이 세상에 나오기 전이었어. 핵무기도 없었고, 테러니, 자살이니 하는 말도 없었어. 사람들은 더 이상 동물들을 쫓아다니며 숲 속을 헤맬 필요도 없었어. 대신 강가에서 농사를 지어서 누구나 배불리 먹었지. 그러니 사나워질 필요도 없었을 거야.”
“이상향이네요.”
“응.”

하림은 마치 꿈이라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예술을 사랑했고, 동굴 벽에 그림을 그렸던 조상들과는 달리 자기 집의 담과 벽에다 그림을 그렸지. 아름다운 풍경과 자신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말이야. 그리고 넓고 깨끗한 공중 목욕탕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었지. 누군가는 노래도 불렀겠지.”
“그런데 그들은 어떻게 되었어요? 모래 속에 파묻혀버리기라도 했나요?”
“몰라. 아무도 몰라. 그 후 그들이 어떻게 이 지상에서 사라져버렸는지는.... 아무도 몰라.”


하림은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그게 궁금해. 그래서 지금 만화가가 그릴 수 있게 그런 이야기를 만들려고 해. 모헨조다로에 살았던 한 여자의 이야기를..... 물론 상상이지만.”
“어떤 여잔데요?”
“응. 노래하는 여자야. 지금으로 말하자면 가수지. 그녀는 공중 목욕탕에서 노래를 불렀어. 사람들이 평화롭게 모여 목욕도 하고 담소도 하던 그곳에서..... 아름다운 그녀는 하지만 소경이었어. 앞이 보이지 않는 소경. 하지만 그녀의 노래는 모두가 좋아했지. 왜냐하면 그녀의 노래 속엔 고단했던 동굴 생활과 수렵 생활에 대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신에 대한 찬미가 담겨 있었거든. 그 시대엔 시가 노래였고, 노래가 역사책이었어.”

“아....!”
소연이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터드렸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어둠이 찾아왔어. 산에서 내려온 사나운 종족이 그들 도시에 나타났던 거야. 철갑으로 무장하고 철로 된 방패와 창을 든 무리들이 말이야. 말하자면 철기시대가 등장한 것이지.”“.......”
“청동시대엔 여자가 중심이었지만 이 새로 나타난 철기시대의 인간들은 남자들이 중심이었어. 사납고, 용맹하고, 근육질의 아놀드 슈발츠네그나 람보 같은 사내들 말이야. 생각해봐. 그런 근육질의 사내들이 창과 칼을 들고 나타난 장면을 말이야. 모헨조다로는 순식간에 공포에 싸였어. 그들은 저들과 대항할 아무런 무기도 가지고 있는 게 없었거든. 도시는 순식간에 폐허가 되고 말았지.”
“아, 그럼 그 노래하던 눈 먼 여자는 어떻게 되었나요?”
소연이 마치 그게 진짜 현실이라고 되는 것처럼 긴장한 눈으로 하림을 쳐다보았다.

글. 김영현 / 그림. 박건웅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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