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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킹’ 못지않은 이와쿠마 존재감, 비결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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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킹’ 못지않은 이와쿠마 존재감, 비결은?② 이와쿠마 히사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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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편 '이와쿠마, '유리몸' 우려를 잠재우다'에 이어 계속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의 투구는 화려하지 않다. 철완과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100개 이상 투구는 빅 리그 25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4번에 그친다. 올 시즌은 지난 4일 토론토와 원정경기(108개)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이와쿠마는 올해 경기당 6.52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1.84다.


선전은 시즌 초반이란 점에서 착시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팀 내 차지하는 몫은 분명 상당하다. 이와쿠마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153.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33을 남겼다. 같은 기간 150이닝을 소화한 선발투수 가운데 그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183.2이닝 평균자책점 2.01)뿐이다.

이와쿠마가 호투를 거듭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63.5%다. 리그 평균인 60.1%보다 조금 높다. 전체 선발투수로는 50위. 사실 그만의 색깔은 다른 곳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끄는 힘이다.


이와쿠마가 올 시즌 허용한 볼넷은 8개에 불과하다. 좀처럼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는 법이 없다. 3볼 노 스트라이크로 몰린 건 네 번뿐이었다. 3볼 1스트라이크도 12번밖에 되지 않았다.


더 놀라운 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의 성적이다. 이와쿠마는 지난해 이 같은 상황에서 피안타율 0.295 피OPS 0.996을 기록했다. 올해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피안타율 0.119 피OPS 0.522다. 유리한 볼카운트(피안타율 0.152 피OPS 0.391) 때보다 오히려 좋은 기록을 나타낸다. 타자들이 볼카운트 여부에 관계없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할 수 있다.


타자들이 일방적으로 흐름을 놓치는 건 다섯 가지 구종 때문이다. 포심 패스트볼, 싱커,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 등이다. 모두 위력적이면서 날카로운 커맨드를 자랑한다. 커브(55.8%)를 제외한 모든 구종의 스트라이크 확률은 68%를 상회한다.


구종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헛스윙 확률에서도 싱커(6.3%)를 제외한 모든 구종은 9.3%를 넘는다. 일반적으로 10%를 넘는 공은 위력적이라 평가된다. 그런데 이와쿠마는 헛스윙을 제일 적게 유도하는 싱커의 피안타율도 0.103에 불과하다. 스플리터의 경우 수치는 무려 21.4%에 이른다. 그 덕에 이와쿠마는 11.3%의 높은 헛스윙 확률을 뽐내고 있다.


[김성훈의 X-파일]‘킹’ 못지않은 이와쿠마 존재감, 비결은?② 이와쿠마 히사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그래도 약점은 있다. 인플레이 된 타구의 안타확률(BABIP)과 플라이 볼 비율이 높다. 올 시즌 이와쿠마의 홈런을 제외한 인플레이 된 타구의 안타 확률(BABIP)은 0.209에 그친다. 리그 평균인 0.293보다 0.1 가까이 낮다. 이는 그간 타구 운이 비정상적으로 좋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는 비정상적인 땅볼/뜬공 비율(GO/AO)다.


이와쿠마는 낮은 제구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싱커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땅볼 타구를 많이 유도하는 투수다. 지난 시즌 GO/AO는 1.52. 꽤 이상적인 수치였다. 일반적으로 1.5 이상이면 땅볼투수(Ground Ball Pitcher), 2.0 이상이면 싱커볼러(Sinker Baller)로 구분한다. 올해 수치는 0.86으로 떨어졌다. 땅볼아웃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공이 플라이 볼로 적잖게 연결됐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좋지 않은 징후다. 실제로 이와쿠마는 올 시즌 다소 많은 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물론 라인드라이브 타구비율은 13.6%로 빅 리그 평균(20.1%)에 비해 크게 낮았다. 급격한 성적 하락을 보일 가능성이 그만큼 적다고 할 수 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


<팬그래프닷컴> 칼럼리스트 데이브 카메론은 지난 8일 흥미로운 칼럼을 작성했다. 올 시즌 아시아투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좋은 활약을 보인다며 이들에 대한 저평가를 중단해야 한단 내용이었다.


카메론은 구속, 체격조건 등을 중시하는 기존 유망주투수 평가방식으론 아시아 투수들의 가치를 제대로 매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직구 평균구속이 142~148km 정도에 불과해도 빼어난 커맨드와 두 가지 이상의 훌륭한 변화구만 있다면 아시아투수들의 롱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파했다. 빅 리그엔 지금도 보이지 않게 일본인투수 3년 한계론 등이 고정관념으로 박혀있다. 이에 카메론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빼어난 제구력과 경기운영에도 구속이 빠르지 않단 이유로 제임스 쉴즈(캔자스시티 로열스), 덕 피스터(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토미 밀론(오클랜드 어슬렉티스) 등을 저평가한 오류를 아시아투수들에게도 적용하고 있단 점을 지적했다.


[김성훈의 X-파일]‘킹’ 못지않은 이와쿠마 존재감, 비결은?② 이와쿠마 히사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와쿠마는 전성기가 지나 빅 리그를 밟았다. 여전히 많은 이들은 그가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즈)처럼 대기만성의 커리어를 쌓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80~100개의 공을 효과적으로 던지게 된 이와쿠마는 분명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도 입증해보였다. 일본 시절 잦은 부상의 원인이다. 이와쿠마는 결코 약골이 아니었다. 일본 특유 선수관리 시스템의 희생양이었다.


많은 이들은 빅 리그를 일컬어 말한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곳”이라고. 하지만 이와쿠마는 그 색깔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무대”로.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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