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성훈의 X-파일]이와쿠마, '유리몸' 우려를 잠재우다①

시계아이콘02분 1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김성훈의 X-파일]이와쿠마, '유리몸' 우려를 잠재우다① 이와쿠마 히사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AD


2012년 1월 5일, 시애틀 매리너스는 일본인 투수의 영입을 알렸다. 이와쿠마 히사시다. 1년간 연봉 150만 달러. 발자취를 살펴보면 헐값이다. 1년여 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부터 제시받은 조건은 4년 1525만 달러였다. 다음날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와쿠마가 밝힌 소감은 담담했다.

“시애틀이 내 가치를 인정해줬다.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겠다.”


적잖은 일본 야구관계자들은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근거는 기량미달이 아니었다. 이와쿠마가 스스로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건강이었다.

이와쿠마는 긴데쓰 버팔로스 시절부터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끊임없는 부상에 시달렸다. 부위는 투수에게 생명인 어깨, 팔꿈치 등이었다. 2005년과 이듬해 어깨를 다쳤고 2007년 옆구리, 등 부상 등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잔부상도 많았다. 선발투수로 120개 이상을 던지면 어김없이 다음날 탈이 났다. 팔꿈치가 부어오르거나 어깨에 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잦은 부상에도 이와쿠마는 전력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대신 등판순번을 미뤘다. 일본리그는 대개 6선발 체제를 지향한다. 한 투수가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하는 셈. 이와쿠마는 통증을 느끼면 다른 투수들과 달리 10일 동안 휴식을 취했다. 그만의 생존 전략이었다.


이와쿠마는 2007년까지 ‘2% 부족한 투수’였지만, 이듬해 기량이 만발했다.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201.2이닝을 던지며 21승 4패 평균자책점 1.87을 남겼다. 일본의 사이영상인 사와무라상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그 해 거둔 성공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와쿠마는 2005년까지만 해도 포심 패스트볼과 고속 슬라이더 위주의 볼 배합을 보였다. 부상을 자주 당하면서 패턴엔 변화가 가해졌다. 그 대안은 투심 패스트볼, 싱커 등의 변종직구. 땅볼 아웃을 유도해 이닝 당 투구 수의 최소화를 노렸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이와쿠마는 해답을 찾았다. 한 경기 투수 수를 100개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었다.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 등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린 뒤 승부구로 변종직구를 던졌다. 경기당 100개가 조금 넘는 투구에도 평균 7.2이닝을 소화할 수 있던 비결이다.


에이스의 기준


한 번 탄 상승세는 오래갔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시즌 동안 80경기에 선발 등판, 571.2이닝을 던졌다. 맹활약에도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감독이던 노무라 카츠야는 이와쿠마를 마뜩찮게 여겼다. 다음은 그가 2010년 6월 TBS ‘선데이 모닝’ 하리모토 이사오와 대담에게 밝힌 내용이다.


“이와쿠마는 자신이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치는 걸 최우선으로 삼는 선수다. 어깨, 팔꿈치가 조금만 아파도 마운드를 내려간다. 완봉 흐름의 경기에서 투구 수 100개를 채우지 않고 자진 강판하는 경우도 봤다. 에이스의 책임을 망각한 행동이다. 에이스는 완투로 불펜에 휴식을 제공하고 상대팀에 어렵단 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이와쿠마가 포스팅시스템(Posting system, 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조금만 무리하면 열흘을 쉬어야 하는 투수다. 빅 리그는 선발투수가 4일을 쉬고 등판하는 곳이다. 이와쿠마가 한 차례 선발로 나서는 동안 나머지 투수들은 세 차례씩 출근 도장을 찍어야 한다. 4일 휴식 뒤 선발등판을 하려면 한 경기 투구 수를 (100개에서) 몇 개로 줄여야 할지 의문이다.”


[김성훈의 X-파일]이와쿠마, '유리몸' 우려를 잠재우다① 이와쿠마 히사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노무라는 에이스라면 매 경기 130~150개의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도자다. 필요한 경우에는 200개도 던지게 한다. 시대착오적 야구관 탓에 일부 일본 야구 관계자들은 통산 1565승을 거둔 명감독을 외면한다. 사실 이 같은 사고는 한국에서도 발견된다. 한 프로 감독은 일주일에 여섯 번씩 ‘돌아오라 1983’을 연출하고 있다.


고난의 행군


이와쿠마의 스프링캠프는 순조로워 보였다.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0을 남겼다. 그러나 돌연 자취를 감췄다. 시애틀의 수석 트레이너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오른 어깨 주변근육이 (다른 메이저리거들보다) 약하다. 이 상태로는 4일 휴식 뒤 선발 등판하는 스케줄을 소화할 수 없다.”


이와쿠마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도쿄돔 개막전 길에 동행하지 않았다. 대신 트레이너에게 도움을 구해 오른 어깨 주변 근육 강화에 힘썼다. 첫 등판은 4월 2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야 이뤄졌다. 주어진 보직은 롱 릴리프. 그러나 5월까지 마운드에 오른 횟수는 다섯 번에 그쳤다. 쉽게 말해 선수단의 25번째 선수였다.


이와쿠마는 6월 한 달 동안 9경기에 등판, 15.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선발 진입 가능성을 묻는 시애틀 전담 기자들의 질문에 에릭 웨지 감독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팀 5선발은 헥터 노에시(2승 12패 평균자책점 5.82 WAR -1.0)다”


하지만 기회는 찾아왔다. 7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5이닝 3피안타 3실점. 7월 30일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는 첫 선발승도 거뒀다. 8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3개의 삼진을 잡았다. 거듭된 호투에 웨지 감독은 이와쿠마를 중용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16경기에 선발 등판,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2005년 선발투수로 기록한 2.67보다 낮았다. 시애틀의 역대 신인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했다.


②편에서 계속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