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희망하우징 월세 7만원… 신청자격 조정해 공급 확대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SH공사가 대학생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희망하우징의 임대료를 50% 이상 낮췄다. 대학가 방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며 '전쟁'이란 말까지 등장하고 일반 원룸 등의 월세는 치솟으며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저소득층 입주를 확대하기 위해 신청자격도 완화했다.
15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정릉동 다가구주택을 재건축해 공급한 '정릉 희망하우징'은 작년 말부터 임대료를 인하했다. 100만원의 보증금은 변동이 없지만 월 임대료(원룸형)의 경우 수급자는 13만2000원에서 5만8100원으로, 비수급자는 15만8000원에서 6만9700만원으로 절반 이상 낮췄다.
인하폭이 크지는 않지만 다가구형 역시 수급자는 평균 8만3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비수급자는 9만9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조정됐다. 이번 인하로 희망하우징의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최고 5분의 1 이상으로 저렴해졌다는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점은 잔여공가에 한해 임대료 인하를 추진한게 아니라 전 입주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SH공사 관계자는 "2인1실 구조인 탓에 동거인 중 한 명이 두 배의 임대료를 내고 거주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전체 임대주택에 임대료 인하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임대료 인하와 함께 서울시는 신청자격을 대폭 조정, 저소득층 수혜대상을 늘렸다. 기존에는 신청인, 신청인의 부모, 배우자의 세전소득을 모두 합산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50%를 유지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70%가 적용된다. 월평균 소득 기준이 3인 이하 가구는 212만4309원에서 314만4650원으로, 4인은 235만9684원에서 351만2460원, 5인 이상은 246만4614원에서 368만8050원으로 바뀌게 됐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임대료 인하를 결정한 배경은 대학가에 도시형생활주택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음에도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신축 건물이 대부분이라 월세가 예년보다 5만~10만원씩 높아져 공급물량은 남아돌고 학생들은 저렴한 방을 찾아 헤매는 상황이 반복된다. 최근 몇 년새 원룸형 주택이 대거 공급된 종암동 일대 K공인 대표는 "새로 지은 건물의 경우 대학생들이 도저히 부담할 수 없는 월 5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며 "여기에 취업을 해도 대학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새내기 직장인들도 대학가 주거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희망하우징에 거주한 기존 입주자들의 불만도 영향을 미쳤다. 10평도 되지 않는 공간을 2명이 나눠 써야 해 '싸지만 불편한 집'이라는 인식을 키워왔다. 공급 초기 저렴한 가격에 신청부터 나섰던 학생들이 결국에는 계약을 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남동의 원룸형 희망하우징이나 그동안 대학가에 공급된 다가구형 역시 상황에 따라 임대료를 조정해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입주자들의 불편 사항 등을 꼼꼼히 점검해 올해도 대학가 주거문제 해소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희망하우징은 기존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기존 '유스하우징(Youth Housing)'을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원룸형과 다가구형으로 나눠 공급된다. 이중 정릉동에 공급된 희망우징은 지상 8층 총 54실로 108명이 입주할 수 있다. 각 방에 에어컨, 주방, 화장실, 침대, 책상, 옷장 등이 마련됐고 로비, 공동세탁실, 공동휴게소, 옥외정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민간 원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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