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신흥시장 국가들이 사상 최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선진국의 잇따른 양적완화로 늘어난 돈이 좀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신흥시장 채권으로 몰리면서 신흥시장 채권금리가 역대 최저로 떨어진 것이다.
신흥시장 국채 평균 금리를 보여주는 JP모건 체이스의 GBI 신흥시장 글로벌 지수가 지난 8일(현지시간) 역대 최저인 5.476%까지 하락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최근 이 지수에 반영되는 신흥시장 금리가 잇달아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폴란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모두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신흥시장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잇달아 돈 풀기에 나서고 있고 이에 선진국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시장조사업체 FPFR 글로벌이 지난 1일 기준으로 공개한 주간 펀드 자금 동향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신흥시장 채권 펀드에 15주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거품 논란도 제기된다. 특히 신흥시장이 자국 통화가 아닌 달러 등 외환 표시로 발행한 채권 금리의 경우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올해 신흥시장 주식시장은 부진한 상황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세계 지수는 올해 들어 12.3% 올랐지만 MSCI 신흥시장 지수 상승률은 0.6%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시흥시장 국채 금리가 경기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찰스 로버스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 채권이 거품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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