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문화 수준 구글 등 글로벌 기업 대비 절반 수준 평가…워크 스마트(Work smart)가 해법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기업의 문화 수준이 글로벌 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명하복식의 경직된 의사소통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가운데, 창조경제 시대에 가장 걸맞은 기업문화 열쇳말은 '워크 스마트(Work smart)'가 꼽혔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전국 직장인 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창조경제시대 기업문화 실태와 개선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글·페이스북 같이 기업문화가 창의적인 글로벌기업을 100점이라고 할 때 귀 사의 기업문화점수는 얼마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평균 59.2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65.7점)과 중견기업(63.1점)에 비해 중소기업의 평점이 57.0점으로 낮았다.
기업문화점수가 이같이 낮은 원인에 대해 직장인들의 절반이상(61.8%)은 상명하복의 경직된 의사소통체계를 꼽았다. 개인보다 조직전체를 강조하는 분위기라는 답변도 절반(45.3%)에 육박했다. 부서 이기주의(36.7%), 지나친 단기성과주의(30.7%)도 30%를 상회했지만 복잡한 보고체계(15.7%), 연공서열식 평가와 보상(15.6%)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직장 내 갈등의 주요 원인은 '조직 내 불통'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상사나 선배와 갈등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직장인의 68.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갈등을 겪는 직장인들은 그 이유로 '업무와 관련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67.2%), '내 담당이 아닌 업무까지 시켜서'(20.9%), '사적인 일까지 간섭한다고 느껴져'(9.1%), '회식, 야근, 주말근무 등을 강요해서'(2.8%) 등을 꼽았다.
'당신의 직장은 보수적 기업문화를 갖고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직장인들의 71.5%는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보수적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직장인의 65.5%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식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87.8%는 '창조경제시대에 걸맞은 기업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상의는 "열심히 일하는 '워크하드(Work hard)'가 아닌 똑똑하게 일하는 '워크스마트' 분위기가 기업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며 "창조경제시대를 맞아 기업문화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는 만큼 아이디어 제안제도, 창의적인 시·공간 활용 등을 통해 창조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직장 내 아이디어 제안제도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없다' 또는 '있어도 유명무실하다'는 응답이 56.0%에 이르렀다. 제안제도를 두고 있더라도 이들 기업의 81.6%는 '사내 지식공유채널'에 그치고 있었다. 신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기업 내 벤처인 사내벤처는 6.7%에 불과했으며 아이디어에 대해 사장의 권한을 갖는 소사장제 도입 기업은 2.4%에 불과했다.
고객이나 외부전문가의 아이디어를 기술개발이나 마케팅 등에 활용한다는 기업은 전체의 14.1%로 나타나 '조직의 폐쇄성'도 창조경영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식 공간 확보와 관련 '카페테리아'를 두고 있는 기업은 19.6%였으며 '도서관'은 11.1%였다. '원격근무 거점인 스마트워크센터'는 4.8%, '영유아 보육센터'는 4.8%에 불과했다. 특히 직장인의 81.8%는 '업무공간이 상사에게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기업경영과 인문학의 만남도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사는 기업경영에 인문학을 활용중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는 응답이 42.3%에 그쳤다. 이들 기업의 인문학 적용 방식은 외부의 인문학 전문가의 자문 활용(41.0%), 임직원의 인문학적 소양 배양(38.3%), 다양한 인문학 전공자 채용(20.7%)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감성 등 소프트 요소가 중시되는 창조경제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차별화된 개성과 이미지를 창출하는 기업문화의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기업 특유의 상명하복의 보수적인 문화를 벗어나 자유로운 의사소통,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의견 개진을 촉진하고 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거나 비판하는 대신 새로운 도전기회를 주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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