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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류현진, 직구는 여전히 숙제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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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류현진, 직구는 여전히 숙제다②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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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편 '류현진 슬라이더 왜 通하나'에 이어 계속

진화


윤석민과 송은범은 고속 슬라이더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입을 모은다.

“검지로 실밥을 강하게 채주며 직구를 던진단 기분으로 던진다.”


둘의 슬라이더는 직구에 버금가는 빠른 스피드와 많은 회전수를 보인다. 다르빗슈나 커쇼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종으로 크게 떨어진단 느낌을 주는 건 슬라이더를 던질 때 팔의 높이가 높기 때문이다. 타자에게 일종의 착시현상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류현진은 6개월 만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라이더를 만들었다. 사바시아의 슬라이더를 참고했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다. 짧은 기간 상당한 진화를 이뤄냈단 점이다.


과제


류현진은 상승세는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긍정 일색이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류현진은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조합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다. 이 때문인지 루킹 스트라이크와 루킹 삼진의 비율은 꽤 높은 편이다.


4월 한 달간 던진 597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간 건 393개다. 이 가운데 루킹 스트라이크는 134개로 34%에 달한다. 빅 리그 투수의 평균인 28%를 뛰어넘는 수치다. 높은 비율은 자연스레 많은 루킹 삼진으로 연결됐다. 류현진의 탈삼진 46개 가운데 루킹은 18개. 전체의 39.3%를 차지한다.


비율은 향후 줄어들 수 있다. 공이 타자들의 눈에 익숙해지고 있는 까닭이다. 세밀한 전력분석도 넘어서야 할 벽. 이 경우 탈삼진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타자들에게 낯선 투구로 재미를 보고 있는 류현진이 시즌 중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이유다.


팔 높이의 변화와 전력투구 비율의 증가도 류현진을 괴롭힐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 그는 스리쿼터에 가까운 팔 높이에서 공을 던졌다. 물론 타점은 조금 높게 올라갈 때도 있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시속 148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때 팔 높이가 오버핸드에 가깝게 올라간단 지적을 많이 받았다. 야구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벤 배들러 기자도 지난해 11월 15일 공개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같은 지적을 했었다.


[김성훈의 X-파일]류현진, 직구는 여전히 숙제다②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하지만 시범경기 이후 류현진의 투구 폼은 크게 바뀌었다. 무엇보다 팔 높이가 오버핸드에 가깝게 올라갔다. 변화를 가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추측된다. 전력투구를 하겠단 각오와 타점을 끌어올려 노릴 수 있는 공의 상하변화 향상이다. 타자의 배트중심에 맞는 타구 허용을 어떻게든 줄이겠단 의지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의 직구 평균구속은 144.7km다. 지난해 프로야구 기록이 143.7km였던 점을 감안하면 빠른 구속 증강이다. 더구나 그는 변화 속에서도 제구를 잃지 않았다. 구속증가와 커맨드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그럼에도 류현진의 직구엔 물음표가 붙는다. 직구의 위력과 구사 비율에서다.


직구는 4월 한 달간 4.3%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메이저리그에서 위력적인 구종이라 평가하는 기준인 10%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평균 구속에서도 올 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146.8km)보다 느렸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세 가지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는데 주력해 직구 구사비율이 49.2%에 그쳤다. 올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직구 구사비율은 58.3%다.


직구의 위력과 구사비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류현진에게 위기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경계할 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엄청난 이동거리, 많은 경기 수 등에 따른 피로 누적, 높아진 팔 높이에 따른 부상 우려 등을 모두 씻어내야 한다. 반대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구속과 평균 직구비율에 근접한다면 류현진의 성공시대는 빨리 열릴 것이다. 이미 평균 이상의 위력을 갖춘 변화구와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괴물'이기 때문이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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