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달 기관·외국인 등 주요 투자주체들이 공통적으로 애정을 쏟은 업종은 뭘까. 4월 한달은 어닝시즌이 절정이었던 만큼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컸던 전기전자(IT) 업종 및 내수·서비스 업종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투자주체마다 '러브콜'을 보낸 종목들에는 차이가 있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15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한 종목만 9507억원어치를 담았다. 반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총 2조977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총 9597억원어치를 던졌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기관이 대부분 받아낸 셈으로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횡보했다. 기관은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1228억원), 삼성전기(760억원), LG이노텍(630억원) 등 여타 IT 업종에도 관심을 가졌다.
반면 외국인이 사랑한 IT 종목은 '2군' LG전자였다. 외국인이 지난 한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전자로 총 4559억원어치를 담았다. LG전자는 지난달 8.61% 오르며 외국인의 지지에 부응했다. 외국인 역시 LG전자 외에도 LG디스플레이(1098억원), SK하이닉스(531억원), 삼성전자우(360억원), 삼성SDI(341억원)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내수주의 비중도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늘렸다. 경기에 민감한 화학·철강 등 소재·산업재 업종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주가가 주춤한 틈을 타 내수 중심의 방어업종들이 주목받은 것.
기관의 경우 NHN(2060억원), 엔씨소프트(712억원) 등 인터넷·게임주, 한국전력(1554억원) 등 유틸리티주, 삼성생명(1282억원), 하나금융지주(1223억원), 신한지주(664억원) 등 금융주, LG유플러스(1075억원), KT(830억원) 등 통신주, 이마트(1104억원) 등 유통주 등에 관심을 가졌다. 외국인 역시 KT&G(939억원), LG생활건강(409억원), SK텔레콤(380억원), 한국가스공사(277억원), 엔씨소프트(258억원), 호텔신라(231억원) 등을 담았다.
그러나 이달부터는 이같은 움직임에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올해 1·4분기 어닝시즌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는 반면, 대외 정책 이벤트 및 경제지표, 정부정책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구간에 진입하면서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서비스 업종의 상대적 강세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2분기는 차츰 업종의 교체를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며 "경기 측면에서 주요국 경제가 대부분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에는 소재·산업재 등 경기민감주들의 비중확대를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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