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4·24 재보궐선거를 3일 앞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선거 이후 정계 구도 재편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부산 영도구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 되면서 이 둘이 현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안 후보는 야권을, 김 후보는 여권을 흔들며 각자 나름의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통합당은 안 후보의 국회 입성에 촉각이 곤두 서 있다. 안 후보가 야권의 분열을 가져올 수도 있어서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던 전례도 우려를 더한다. 특히 안 후보의 신당 창당을 경계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은 안 후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안 후보가 신당을 창당하면) 제2의 문국현이 될 수 있다"고 깎아내렸다. 박 전 원내대표는 "국회가 그렇게 간단한 곳이 아니다"면서 "10월 재보선에서 야권이 단일화 하지 못하면 새누리당을 상대할 수 있을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5·4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유력주자인 김한길 의원도 "안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면 선택의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무조건적인 창당은 새누리당만 반길 일"이라며 신당 창당에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안 후보가 민주당으로 입당해 야권이 민주당 중심으로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안 후보는 국회 입성 뒤 창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입당'과 '창당'과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을 표현하진 않았으나, "정당 입당을 말한 적이 없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창당 쪽에 무게가 실린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신당 창당 이후 단계적으로 민주당을 흡수하며 제1야당으로 세력을 키운 뒤 차기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캠프에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주역이 됐던 김 후보는 국회 입성 이후 일단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친박' 핵심인 그가 목소리를 내거나, 친박세력을 결집하며 세력화할 경우 당내 비주류와 초재선 의원들로부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후보는 10월 재보선을 기점으로 당내 활동 범위를 넓히며 차기 당대표 등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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