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김혜민 기자]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규모가 작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주겠지만 확실한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출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라며 "이번 추경예산은 지난 정부의 성장 전망이 틀려서 이를 맞추는데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7조3000억원의 규모이면 경제성장률 3% 달성에는 적절한 수준이지만 규모가 20조원은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신창목 수석연구원 역시 "순수하게 늘어나는 세출추경이 10조원 규모를 하지 않나 하는 예상을 했었다"며 규모가 작다는 의견을 보였다.
박 교수는 이번 추경에 대해 "지난 정부가 성장률을 높게 잡으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정부가 무리하게 세입을 잡은 탓에 현 정부가 이를 보완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정부가 무리하게 세입을 잡아서 균형재정이라고 홍보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실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세수가 적게 들어왔기 때문에 이뤄진 추경"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현재의 추경은 "재정건정성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줄어든 세입을 맞추려면 지출을 줄여야 하는 형편인데 그럴 수는 없으니 추경으로 국채를 발행해 메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연구위원은 "규모는 적절하지만 16조원에 이르는 국채발행은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가 예상만큼 활력을 띄지 못 한다면 정부가 국채를 갚는데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연구위원은 "추경 자체만으로도 재정건정성이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가 재정전건성을 뛰어넘어야 할 정도로 경기가 안좋은 상황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이왕 재정건전성을 후순위로 두기로 했다면 규모를 20조원으로 늘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장에서 예상한 것 보다는 규모가 작은 것 같다"며 "순수하게 늘어나는 세출추경이 10조원 규모를 하지 않냐는 예상을 했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장의 예상보다는 작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준경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안좋은 상황이고, 성장률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추경 규모는 이해가 되는 수준"이라면서도 "2009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추경 예산이 성공적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빠른 실행과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최 연구위원은 "정부가 투자규제를 완화하는 등 침체된 투자심리를 키워줄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하고, 최대한 빨리 추경이 집행되도록 정치권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수석연구원은 "규모자체도 중요하지만 지금 2분기가 시작되고도 한달이 된 상황인 만큼 최대한 빨리 시행하는게 중요하다"면서 "시행을 하면서 소비자나 기업, 해외 투자자한테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사인을 줘야 한다"고 내다봤다.
하 교수는 "중요한 것은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라면서 "단기적으로 수요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경제민주화 등과 같은 구조개혁을 위해서도 투입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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