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의 달인 버나도 히스...하인즈에서도 구조조정 칼날 휘두를지 주목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의 대형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에서 구조조정 칼을 휘둘렀던 버나도 히스 최고경영자( CEO.43) 가 1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유서 깊은 케첩 전문업체 하인즈 CEO로 자리 옮긴다.이 때문에 하인즈 안팎에서는 그가 또 정리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하인즈로 옮긴다는 소식은 버거킹이 아니라 하인즈에서 나왔다. 하인즈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브라질계 사모펀드 3G캐피털과 워런 버핏이 경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식품업계 인수합병 사상 최대금액인 230억 달러에 하인즈를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하면 윌리엄 존슨의 뒤를 이어 하인즈를 새 CEO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3G캐피털의 알렉스 베링 파트너는 성명을 내고 “베르나도는 결과를 내는 실적이 탁월한 검증된 경영인”라며 그가 적격자임을 내세웠다. 베르나도는 세금이자차감전이익(EBITA)를 2010년 4억5400만 달러에서 2012년 44% 증가한 6억5200만 달러로 늘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히스 역시 “차기 CEO로 임명돼 영광”이라고밝히면서 “팀에 합류해 국내외에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회사의 고위 경영진과 직원,고객과 긴밀하게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히스는 나이는 젊지만 경영자 경험을 두루 쌓았다. 3G의 파트너인 히스는 중남미 최대 철도?물류회사인 ‘아메리카 라티나 로지스티카’에서 CEO를 역임했다. 그는 1998년 물류 전문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7년 만에 CEO까지 승진했다.연줄이 아니었다면 그의 능력이 출중했다는 뜻이 된다.
이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여러 은행에서 일했다.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그는 기업이 어떤 상황에 처하면 은행이 어떻게 나오고 어떤 경영전략을 펴야 할지를 이론과 실무를 통해 훤히 꿰고 있다고 해도 별로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히스는 2010년 1월 버거팅 CEO로 취임한 이후 3년간 ‘버거킹 월드와이드(이하 버거킹)’ CEO로 있으면서 공격적인 비용 절감을 단행했다.마이애미 본사 직원 6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자라는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또 본사 사무실도 4~6명이 한 테이블에 앉는 공간으로 재배치했다.테이블에는 한 사람당 개인 물품을 하나씩밖에 올려놓지 못할 만큼 비좁았다.
히스 본인도 개인 사무실 대신 반원 모양으로 이어진 책상에서 다른 임원들과 함께 일했다.한마디로 돈이 샐 구멍을 꽁꽁 털어막고 필요없는 인력이나 공간은 가차없이 자른 것이다. 3G가 버거킹을 인수한 후 운영 비용을 30% 감축한 것도 보면 히스가 손에 피를 묻혔기에가능했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3년 동안 얼굴 한번 못 볼 정도로 소통과는 담을 쌓고 피도 눈물도 없이 정리해고만 한 경영자라는 평과 상황을 재빨리 분석하고 기업 발전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타고난 인물이라는 평이 있다.
어느 평을 받든 그는 재빨리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기존 직원을 싹뚝 자른 전례를 감안해보면 히스가 하인즈에서도 비슷한 일을 벌일 것으로 관측하는 가맹점주도 있다.
하인즈에서도 그가 정리해고의 칼을 휘두를지는 3G와 버크셔해서웨이가 하인즈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월 인수한 하인즈가 비용을 대폭 삭감해야 할 만큼 경영이 엉망이라고 판단했는지는 아직까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인즈 경영상태가 버크셔 해서웨이가 인수한 회사에 비해 나은 편이라는 말도 있다.
하인즈는 지난해 6억5000여만개의 게첩 등 식품을 팔아 116억4000만 달러의 매출에 14억5000만 달러의 영업이익과 10억900만 달러의 순익을 냈다.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16%와 10%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다.또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현금흐름이 10억800만 달러에 이른다. 배당도 착실히 해왔다.
또 신흥시장에서 매출이 전체 매출의 21%를 달성할 만큼 신시장 개척도 활발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히스가 당장 칼을 빼들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그렇더라도 그의 명성 때문에 하인즈 식구들은 애간장이 탄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